추신수가 지난 10월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서 8회말 1사 후 대타로 출전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SSG 추신수가 지난달 7일 인천광역시에 위치한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에서 은퇴 기자회견에 앞서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
SSG 김재현(49) 단장은 26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추신수와 2024시즌 중부터 꾸준히 이야기를 나눴다. 구단에서도 추신수가 어떤 역할을 맡으면 좋을지 계속 고민했고 지금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육성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신수 선수는 육성 파트를 맡을 것 같다. 선수 시절 워크에식(직업 윤리 및 태도)이나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을 너무나 잘해줬다. 추신수 본인도 야구 전반적으로 관심이 많았는데 육성도 그중 하나였다"고 말을 이었다.
이날 SSG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추신수는 은퇴 후 바로 다음 행보로 코치 등 현장이 아닌 프런트를 선택했다. 세부적인 논의를 진행 중으로 발표를 앞두고 있다. 과거 김재현 단장이 LG 트윈스 시절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를 맡았던 것처럼 1·2군 어디든 가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신수 정도의 커리어를 지닌 선수가 은퇴 후 코치 연수나 해설위원이 아닌 프런트 업무를 맡는 것은 이례적인 행보다. SSG 구단은 2028년 청라돔 개장을 앞두고 선수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인드래프트부터 감독·단장 선임에 FA 전략까지 모두 2028년을 정조준하고 있다. 추신수의 프런트행도 청라돔 시대를 위한 청사진 중 하나였다.
김재현 단장은 "우리는 가장 바람직한 방향을 육성이 체계화된 팀으로 보고 있다. 항상 FA로 선수를 살 수는 없는 노릇이고 육성이 강해야 팀이 강해진다. 추신수는 마이너리그 생활도 경험해봤고 전반적인 시스템을 두고 잘 이야기해 줄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추신수(가운데). /사진=SSG 랜더스 제공 |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구단이 추신수의 은퇴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클리블랜드 가디언스 공식 SNS |
선진화된 메이저리그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한다면 추신수만 한 적임자는 없다. 부산수영초-부산중-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2000년 국제계약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 시애틀에 입단했다.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를 거치며 통산 1652경기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출루율 0.377 장타율 0.447의 기록을 남겼다.
2021시즌 SSG를 통해 한국 KBO리그에 복귀해서는 2022년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한국시리즈 제패로 커리어 첫 우승을 달성했다. KBO 통산 성적은 439경기 타율 0.263(1505타수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266득점 51도루, 출루율 0.388 장타율 0.424.
추신수가 2001년 시애틀에 입단한 후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하기까지 루키리그부터 트리플A까지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성장한 이야기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2014년 텍사스 레인저스로 FA 이적하면서 7년 1억 3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따냈고, 이는 그가 메이저리그 클럽하우스에서 존경받는 이유가 됐다. 2020년에는 텍사스 구단 대표로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 후보에 선정되기도 했다. 과거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스타뉴스에 "메이저리그에서는 루키 리그부터 올라와 빅리그에 데뷔하는 것 자체로 존경받을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다. 추신수가 텍사스 클럽하우스 리더로 불린 건 괜한 말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추신수는 SSG에 온 뒤 한국 야구의 시스템과 환경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유소년 및 사회 취약층 등을 위해 3년간 24억 원 이상의 기부를 진행했고, 잠실야구장 라커룸 환경 개선을 끌어내기도 했다.
한편 추신수와 별개로 SSG 퓨처스 감독 역시 조만간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SSG는 손시헌 퓨처스 감독을 1군 수비 코치로 올리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그 과정에서 퓨처스 감독이 공석이 됐으나, 두 달 넘게 자리가 비어있다.
추신수(오른쪽). /사진=SSG 랜더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