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커제(왼쪽). /사진=한국기원 제공 |
한국기원은 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2025년 제1회 한국기원 운영위원회를 열고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에서 논란이 됐던 사석 보관 규정 변경 등 반외 규정에 의한 경고에 대해서 누적 반칙패 규정을 없애기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중국도 주목했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이날 "한국기원이 LG배에서 논란을 일으킨 사석 관리 규정의 누적 반칙패를 없애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중국 팬들은 커제의 준우승에 아쉬워하며 "재대결해야 한다", "커제에게 우승을 돌려줘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23일에 끝난 제29회 LG배 대회. 먼저 결승에서 1승을 따낸 유리했던 커제가 '사석 관리' 규정 위반으로 2차전 반칙패, 3차전에서 기권패를 당했다. 결국 우승은 변상일(28) 9단이 차지했다. 특히 3차전의 경우 커제는 강하게 항의했다. 당시 커제는 155수에서 사석을 바둑통 뚜껑에 넣지 않았다. 이후 몇 수를 둔 커제는 자신의 실수를 알아채고 재빨리 돌을 주워 사석 통에 넣었다. 하지만 영상을 통해 이 상황을 파악한 심판이 커제에게 경고와 벌점 2집을 선언했다. 하지만 커제는 판정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경기 중단 끝에 결국 기권패를 당했다.
그러나 후폭풍이 거셌다. 중국바둑협회는 곧바로 커제의 패배에 대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성명서를 냈다. 또 이달 6일 열릴 예정이었던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 중국 선수 불참을 선언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에서는 4명, 중국 3명, 일본과 대만에서 각 1명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커제 9단은 자국 선발전에서 탈락했으나, 주최 측의 와일드카드로 초청됐다. 또 투샤오위 8단과 쉬자양 9단도 대회에 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국 측이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해 대회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
결국 한국기원은 지난 달 28일 "세계적인 두 선수의 결승 대국에 대한 기대가 크셨을 팬 여러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또 대회 명성에 누를 끼쳐 후원사 LG와 주최사 조선일보에도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 입장문을 공식 발표했다.
한국기원은 "이번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은 중국위기협회와 신속히 공유하고 협의해 다가올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등 세계대회의 정상적 개최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또 향후 세계대회에서 문제없이 통용될 수 있는 규정 제정을 위해 중국, 일본 등과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 |
커제(왼쪽)와 변상일. /사진=한국기원 제공 |
한국과 중국의 사석 관리에 차이가 있다. 한국에선 사석 관리를 통해 상대 돌 수를 확인하며 형세 판단을 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중국은 사석을 어디에 두느냐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시나스포츠는 커제의 패배에 대해 "한국이 바꾼 규칙에 중국 선수들은 아직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라면서 "이번 패배로 많은 중국 팬들이 커제에 대해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