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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토트넘·가운데)과 엔도 와타루(리버풀·왼쪽)의 경기 모습. /AFPBBNews=뉴스1 |
최근 CIES(유럽축구연구소)는 지난 20년간(2005~2025년) 각국 프로축구 클럽들이 유럽 5대 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를 얼마나 많이 배출했는지 알 수 있는 리포트를 발간했다. CIES가 실시한 이번 조사는 각국 프로축구 클럽에서 15~21세 사이에 적어도 3시즌 이상 활약한 선수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스페인, 프랑스, 잉글랜드 등 '빅5 리그' 소속 클럽들이 자연스럽게 배출 선수 숫자가 많았다. 1, 2위는 스페인 축구의 양대 산맥인 레알 마드리드(166명)와 FC 바르셀로나(156명)가 차지했다. 3위에는 파리 생제르맹(111명·프랑스), 공동 4위에는 올랭피크 리옹(프랑스)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103명·잉글랜드)가 각각 올랐다.
5대 리그에 속해 있지 않는 클럽 가운데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한 클럽은 네덜란드의 아약스(73명)였으며 포르투갈의 스포르팅 CP(64명), 아르헨티나의 두 명문 축구 클럽 리버 플레이트(51명)와 보카 주니어스(49명)가 뒤를 이었다. 이 클럽들이 지난 20년간 '빅5 리그'를 위한 '마이너리그 클럽'으로 가장 큰 공헌을 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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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으로 잘 알려진 이강인(오른쪽)과 쿠보 타케후사가 레알 마요르카에서 함께 뛰던 2021년 12월 다정하게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강인 공식 SNS |
남미 클럽 선수들의 유럽 5대 리그 이적은 역사가 매우 오래됐다. 유럽과 함께 남미가 세계 축구를 양분하는 대륙이었으며 무엇보다 남미 출신 선수들의 빅리그 성공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그들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었다. 또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왔던 남미 팀들에 유럽 5대 리그로의 선수 이적은 클럽의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였다는 점도 이적이 활성화된 이유다.
아프리카 클럽도 비슷한 상황이다. 유럽 5대 리그로 아프리카 클럽이 다수의 선수를 이적시켰던 이유는 역시 경제적인 부분과 유럽 클럽에서 나타난 선수들의 뛰어난 능력 때문이었다.
흥미로운 특징은 과거 프랑스가 식민 지배했던 국가에서 빅5 리그 진출 선수를 많이 배출했다는 점이다. 이번 CIES의 조사 결과에서도 세네갈(99명), 코트디부아르(63명), 카메룬(51명) 등 프랑스 식민지였던 국가의 리그가 선수를 많이 이적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이들 아프리카 3개국 클럽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주로 같은 언어를 쓰는 프랑스 리그를 선택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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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 소속의 이토 히로키(왼쪽)와 김민재. /사진=바이에른 뮌헨 SNS |
J리그와 K리그의 유럽 5대 리그 진출 선수 숫자의 격차는 한국과 일본 축구대표팀의 경기력 차이와 일정 부분 비례한다. 지난 2017년부터 2024년까지 8년간 12월에 발표된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기준으로 보면 한국이 일본보다 순위가 높았던 적은 없었다.
특히 일본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2회 연속으로 16강에 오른 배경에는 다수의 선수들이 독일 분데스리가를 중심으로 한 유럽 5대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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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성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