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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1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배우 정해균 인터뷰 /사진=이동훈 |
'폭싹 속았수다'는 지난 3월 첫 공개 후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16부작 오리지널 시리즈.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아이유·문소리 분)과 '팔불출 무쇠' 관식(박보검·박해준 분)의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냈는데, '가장 한국적 것이 세계적'이라는 걸 또 한 번 여실히 증명한 작품이었다. 글로벌 순위 1위를 찍었을 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 사이 '관식이 병'을 비롯해 '오열 시청 인증' 열풍을 불러왔다.
특히 웰메이드 드라마 탄생, 그 중심엔 명품 배우들의 대체불가 연기 열전을 빼놓을 수가 없다. '폭싹 속았수다' 1막을 놓고 말하자면, 애순의 가출을 결심하게 만든 원인 제공자 작은 아버지 오한무 캐릭터까지 압권이었다. 25년 차 연기 내공의 정해균이 오한무를 찰떡 같이 소화, 분량 그 이상을 몫을 톡톡히 해낸 것. 극 중에서 아이유에게 눈칫밥을 먹인 것도 모자라 공장 취직을 제안하지만, 결국 작은 아버지 오한무도 누군가의 아들이자 또 자식에겐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임을 입체적으로 살린 건 정해균의 존재감이 다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정해균은 '폭싹 속았수다'를 빛낸 나문희·염혜란과 함께, 베일에 싸인 '스타 작가' 임상춘의 '픽'(pick)으로 캐스팅된 주역 중 한 명이었으니, 말 다했다. 연출자 김원석 PD와도 드라마 '시그널'(2016), '나의 아저씨'(2018)에 이어 벌써 세 작품째 의기투합하며 신뢰를 한 몸에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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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1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배우 정해균 인터뷰 /사진=이동훈 |
이어 "그렇기에 애순이에 대해 애틋함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는 거 같다. 가부장적이고 남아선호사상이던 때였기에, 만약 애순이가 아들이었다면 분명 태도가 달라졌을 거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오한무도 가장으로서 버텨내기가 쉽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다. 애순이가 딸이기 때문에 한 행동들이었지만 그 안에서도 충분히 일말의 애틋함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해균은 "'폭싹 속았수다'가 결국 말하는 건 인간한테 극도의 선함도, 극도의 악함도 없다는 거라 본다. 한무도 부상길(최대훈 분)도 악인은 아니지 않았나. 우리는 완벽한 선인이 아니기에 주어진 상황, 조건들에 맞서 이겨내기 위해 살아간다. 결국 그 사람이 내릴 수 있던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라 이런 테두리 안에서 보면 인간은 절대 악인도 선인도 없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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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1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배우 정해균 인터뷰 /사진=이동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