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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AFPBBNews=뉴스1 |
악연이 있던 주심과 다시 만나 두 번이나 어이없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당했지만,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결국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정후는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초 1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등장한 이정후는 오심이라고 할 수 있는 볼 판정에 당했다. 샌디에이고 선발 마이클 킹이 던진 초구 스위퍼는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들어왔지만, 필 쿠치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이정후는 덤덤하게 임했지만, 결국 다음 공에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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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한국시간) 경기 이정후의 1회 첫 번째 타석. 초구가 바깥쪽으로 빠졌으나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왔다. /사진=MLB.com 갈무리 |
3번째 타석에서도 이정후는 볼이 스트라이크로 둔갑하는 일이 일어났다. 팀이 0-4로 뒤지던 6회초 2사 1, 3루에서 그는 킹에게 볼 3개를 연달아 골라냈다. 이어 4구째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싱커를 참아냈지만, 심판은 이번에도 스트라이크로 선언했다.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이정후는 두 번 당하지 않았다. 바로 다음 공으로 들어온 시속 91.7마일의 가운데 싱커를 받아쳤고, 이 타구는 1루수 루이스 아라에즈의 글러브를 맞고 튕겨나가는 내야안타가 됐다. 그 사이 3루 주자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홈을 밟으며 샌프란시스코는 첫 득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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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한국시간) 경기 이정후의 6회 3번째 타석. 4구가 바깥쪽으로 빠졌으나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왔다. /사진=MLB.com 갈무리 |
이날 이정후는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321에서 0.319로 소폭 하락했고, OPS 역시 0.915에서 0.901로 떨어졌다. 그래도 지난달 24일 밀워키전부터 이어진 연속안타 행진도 '7'까지 늘렸다.
이날 경기의 주심을 맡은 쿠치는 이정후와 한 차례 충돌이 있었던 심판이다. 지난달 18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경기에서 9회초 대타로 출전한 이정후는 3구째 스트라이크존 낮은 쪽으로 들어오는 싱커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후, 이정후는 왼손으로 헬멧을 툭툭 쳤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쿠치 주심이 이정후에게 뭔가를 말했고, 다음 공이 들어온 후에도 한 차례 더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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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지난달 18일 필라델피아전에서 9회초 필 쿠치 주심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중계화면 갈무리 |
다만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라면 매 투구마다 내가 헬멧 위치를 조정한다는 걸 알 것이다"며 항변했다. 그러면서 "심판에게 계속 '난 영어를 할 줄 모른다'고 말했다"고 했는데, 벨리노 심판도 "언어장벽이 있었기에 이정후가 그 말을 다 이해했는지는 모르겠다.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한편 1일 경기는 샌프란시스코가 3-5로 패배했다. 샌디에이고는 2-0으로 앞서던 5회 매니 마차도와 호세 이글레시아스의 적시타로 2점을 달아났다. 샌프란시스코는 6회 이정후의 1타점 내아안타에 이어 7회 엘리엇 라모스, 8회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솔로포로 추격했다. 하지만 끝내 상대 마무리 로버트 수아레스를 공략하지 못하고 패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