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9년만에 중국에서 K팝 콘서트 개최예정소식이 들려오며 우리에게는 '한한령' 이 사실상 해제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2일 이 장면을 다른 각도에서 조명했다. K팝은 지금 관세 없는 전략적 수출품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틈을 비집고 새로운 역할을 하고있다.미국과의 관세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경제의 내수 활성화에 중요한 돌파구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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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말 중국에서 단독공연이 예정된 이펙스 |
미중 무역전쟁 속 특별한 위치의 케이팝
CNBC가 주목한 점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심화되고 내수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이 케이팝을 중국내 소비 활성화의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하려한다는 점이다. 중국은 현재 미국과의 무역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소비가 침체돼 소비 부문 자극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 정부는 관광, 숙박, 지역 상업 등의 분야에서 지출을 촉진하기 위해 외국 팝 콘서트를 포함한 문화 행사를 장려하기 시작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CNBC는 중국이 K팝 공연을 9년만에 허용한 것을 놓고 '관세 없이 수입 가능한 문화콘텐츠'에 대한 전략적인 선택으로 해석한다. K팝의 경우 전통적인 제조업등과 달리 관세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K팝의 주요 수익원인 스트리밍, 콘서트, 팬 콘텐츠 등은 대부분 디지털로 이루어져 있어 물리적인 무역 제재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중국 팬들이 앨범이나 상품을 구매하더라도, 그 금액은 상대적으로 적고, 팬들의 충성도는 매우 높기 때문에 경제적 충격이 크지 않다. 또한, 반도체나 자동차와 같은 산업은 글로벌 무역 정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만, 케이팝은 보호무역주의에도 잘 적응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닌다.
이와 같은 특성 덕분에 중국은 K팝을 새로운 경제 활력소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 이 기사의 분석이다. 특히, 중국의 음반 시장은 여전히 아시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한국은 일본과 미국에 이어 중국을 세 번째로 큰 음반 수출 시장으로 보고 있다. K팝이 중국에서 다시 인기를 끌게 되면, 한국의 문화 콘텐츠 수출에 큰 이점이 될 것이다.
CNBC는 이 기사에서 만약 중국이 K팝 공연 시장을 다시 열면, 2025년에는 중국이 전체 K팝 공연 수익의 2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2016년 이전의 수준을 초과하는 수치로, 케이팝 시장의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하이브, SM, JYP, YG와 같은 대형 기획사들은 글로벌 투어에 대한 준비를 마친 상태로, 중국 시장의 재개방은 이들의 매출 증가에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다.
이처럼 중국이 K팝 공연을 허용한 것은 단순한 문화 교류의 복원이 아니라, 관세 없이 활용할 수 있는 '감성 콘텐츠 수출 산업'으로 간주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K팝은 물리적 국경을 초월하고, 무역장벽을 피해갈 수 있는 콘텐츠 산업의 대표주자다.이번 중국의 K팝 수용은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을 넘어서,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깊은 뿌리를 내리게 될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