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해도 320m 초장타' 낯선 韓서도 버디 또 버디, 팬서비스까지 '역시 월드 스타' [인천 현장]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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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슨 디섐보가 2일 LIV 골프 코리아 1라운드 플레이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LIV 골프 제공
브라이슨 디섐보가 2일 LIV 골프 코리아 1라운드 플레이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LIV 골프 제공
뭐하나 빠지는 게 없다. 브라이슨 디섐보(32·미국·크러셔스GC)가 월드 스타로서 면모를 널리 알렸다.

디섐보는 인천 연수구 잭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 'LIV(리브) 골프 코리아(총상금 25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낚으며 7언더파 65타를 적어내며 테일러 구치(34·미국·스매스GC)와 공동 선두에 올랐다.


디섐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9승을 달성한 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 후원을 등에 업고 출범한 리브 골프로 이적했다.

당시 1억 2500만 달러(1765억원)의 계약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디섐보는 지난해엔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리브 골프의 위상을 더 높인 스타다.

익숙지 않은 한국에서도 디섐보의 위력은 빛났다. 디섐보는 3번 홀(파5)과 4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냈는데 특히 전장 542m 3번 홀(파5)에선 드라이버로 무려 320m의 화끈한 장타를 날린 뒤 세컨드샷에서 실수를 하고도 3번째 샷을 홀 주변으로 잘 붙인 뒤 버디를 낚아 갤러리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디섐보(왼쪽)과 구름 관중들 사이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디섐보(왼쪽)과 구름 관중들 사이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는 드라이버 티샷이 벙커 쪽으로 흘렀음에도 한쪽 발을 벙커에 둔 채 트러블 샷을 시도하고도 3번째 샷 어프로치를 홀 3m 거리에 붙인 뒤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공동 1위로 올라서며 1라운드를 마쳤다.

체중을 감량하면서도 비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디섐보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 비결에 대해 "벌크업을 했을 때 근육보단 염증이 더 심해졌다. 그래서 살을 뺐다"며 "스피드 트레이닝을 하는 게 비결이다. (볼스피드) 시속 200마일(초속 89.4m) 이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일주일에 3번 정도 100개씩 최대한 빠르게 드라이버 연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경기를 펼친 멕시코시티의 환경과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 고산지대인 현지와 달리 인천은 바람이 많이 불었다. 장타자인 디섐보에겐 특히나 드라이버의 구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였다. 그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게 중요했다. 드라이브 레인지에서 커브가 어느 정도 나오는지 익숙해지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며 "코스 상태는 좋지만 버디를 얻기 위해선 세컨드샷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 필드 상태에 얼마나 익숙해지는지가 중요했기에 전략적으로 쳤다"고 설명했다.

실력은 물론이고 프로로서 자세 또한 감탄을 자아낸다. 디섐보는 팬 프렌들리한 대표적 선수다. 갤러리들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샷건 스타트 방식임에도 디섐보와 세르히오 가르시아(35·스페인·파이어볼스GC), 필 미켈슨(55·미국·하이플라이어스GC)이 포함된 조는 가장 많은 관중들을 몰고 다녔다. 그럼에도 디섐보는 홀과 홀 사이를 이동하는 동안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팬들을 응대했다.

아이언샷을 날리고 있는 디섐보. /사진=임성균 기자
아이언샷을 날리고 있는 디섐보. /사진=임성균 기자
디섐보는 "1000개 이상 사인을 해드린 것 같다"며 "한국 팬들이 따스하게 환대를 해줘 감사하다. 처음 봤는데도 사인을 해달라고 하셨고 아이들의 웃음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타이거 우즈 이후 골프 황제로 군림하고 있는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는 대표적으로 경기 도중 팬들과 접촉을 최소화하는 선수 중 하나다. 골프는 매우 예민하고 멘탈 스포츠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매킬로이 또한 예외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디섐보는 이와 180도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마스터스에서 매킬로이와 함께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하면서도 팬들과 소통하고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큰 차이를 보였던 디섐보는 "내가 매킬로이를 대변할 순 없지만 내 철학은 골프를 워낙 사랑이고 세계적으로 더 성장하고 싶고 다음 세대를 키우는 것이 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골프 업계에서는 프로지만 엔터테이너로서의 역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팬들과 소통하는 게 매우 중요하고 그럴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섐보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디섐보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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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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