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특등사수' 기관총 대신 공 잡았다! 4년 만에 1군 데뷔전→'선발 ERA 꼴찌' 위기의 NC 구출 나선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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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녹원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NC 김녹원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위기의 NC 다이노스 토종 선발진을 '특등사수'가 구해낼 수 있을까. 프로 4년 차 우완 김녹원(22)이 선발투수로 1군 데뷔전을 치른다.

김녹원은 4일 오후 2시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NC의 선발투수로 등판한다.


이날 경기는 김녹원의 1군 첫 경기다. 학강초-무등중-광주제일고 출신의 그는 지난 2022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지명 3라운드 전체 30순위로 NC의 지명을 받았다. 군 복무를 마친 후 지난해 전역해 팀에 복귀했고,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로 등록 가능한 지난 1일 곧바로 콜업됐다.

김녹원은 통산 퓨처스리그에서만 3시즌 동안 36경기에 등판, 5승 7패 평균자책점 4.03의 성적을 올렸다. 1년 차인 2022년에는 21경기에서 79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 3패 평균자책점 3.40으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올 시즌에는 꾸준히 선발투수로 나서면서 6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6.12를 마크하고 있다. 25이닝 동안 25피안타와 24탈삼진, 11볼넷을 기록했다.

NC 구단은 "철저한 자기 관리와 모범적인 자세로 시즌을 준비해 왔으며, CAMP 2 기간 구속과 투구 밸런스 향상에 집중한 결과 구속과 구위가 개선되었다. 군 입대 전보다 경기 운영 능력이 발전했고, 마운드에서 공격적인 투구와 좌·우 코너워크를 효과적으로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력 구종인 체인지업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며, 슬라이더와 커브도 안정적인 수준이다. 직구는 평균 144㎞, 최고 149㎞로 입대 전보다 3~4㎞ 상승했다. 타자와의 수싸움, 몸 쪽 승부, 카운트 선점 능력이 뛰어나며, 볼넷 비율이 낮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NC 김녹원.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 김녹원.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시즌 초반부터 김녹원에 대해 언급했던 이호준 NC 감독은 2일 경기를 앞두고 "(1군에) 라이브 피칭을 하러 왔는데, 볼이 낮게 쭉쭉 들어가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녹원이에 대해서는 (2군에서) 계속 좋은 평가가 오더라. 실점을 해도 빗맞은 안타였다더라"며 "기본적으로 제구가 된다. 그것만으로도 쓸 수 있다"고 했다.

데뷔 4년 차에 드디어 1군 무대를 밟게 된 김녹원은 취재진과 만나 "어렸을 때부터 목표는 1군 선수였는데, 그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며 "같이 훈련을 하다 보니 너무 좋다. 환경도 좋아서 계속 있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도 열심히 했지만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는 말도 이어갔다.

콜업 소식을 들은 후 김녹원은 "캐치볼을 시작할 때였는데, 심장이 콩닥콩닥하더라"며 "막 상상도 했다가, 벌써 이러면 안 된다 싶어서 똑같이 훈련했다"고 전했다.

사실 김녹원의 1군 데뷔는 더 빠를 뻔했다. 콜업 당일인 1일 광주 KIA전에서 선발로 예고됐으나, 비로 인해 취소되고 말았다. 그는 이에 대해 "아쉽긴 하다"면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광주에서는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날만 아쉬워했고 이제 괜찮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가족 앞에서 데뷔전을 치를 기회를 놓친 부분은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NC 김녹원이 지난 1일 광주 KIA전 선발등판이 비로 인해 취소된 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유튜브 갈무리
NC 김녹원이 지난 1일 광주 KIA전 선발등판이 비로 인해 취소된 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유튜브 갈무리
김녹원은 2023시즌 도중 육군 현역병으로 입대를 선택했다. 특공부대에서 개편으로 일반 보병이 됐다던 그는 "기관총도 특급, 소총도 특급이었다"며 수줍게 자랑했다. 이를 듣던 구단 관계자는 "부대에서 유일한 기관총 특급 사수였다"며 "자기가 원래 제구가 좋아서 잘 됐다더라"며 말을 보탰다.

상무 야구단이나 사회복무요원이 아닌 일반병으로 가게 되면 운동할 여건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김녹원은 우선 마인드와 루틴의 변화부터 가져갔다. 그는 "근무에 들어가면서 하나부터 다시 생각했다. 두 달 동안 생각하면서 정리를 하며, 순발력과 힘을 길러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환경은 열악했지만, 김녹원은 전우조를 짜지 않고 몰래 런닝도 하고, 버피를 그 자리에서 200개를 하는 등 엄청난 노력을 했다. 그는 "어깨와 팔꿈치를 쉬어주면서 몸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좋아지는 줄 몰랐는데 꾸준히 쌓이니 결과가 나왔다"고 얘기했다.

김녹원.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김녹원.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팀 복귀 후 김녹원이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공격적인 투구'였다. 그는 "미션을 수행하려 노력했다. 공을 네모(스트라이크존) 안에 던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빠른 승부를 가져가려 했고, 맞아 나갈 때도 있었지만 공에 힘이 있을 때는 범타나 삼진도 많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콜업 후 김녹원은 난처한 상황도 있었다. 바로 팀의 외국인 투수 로건 앨런의 등록명이 '로건'이어서 김녹원과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감독도 "일요일에 로건이 아니라 녹원이가 나간다"고 강조할 정도였다. 김녹원은 "'로건, 로건' 하는데 '나를 부르는 건가' 하며 뒤돌아봤는데 아니었다"며 웃었다. 이어 '다른 호칭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별명 중에는 녹동이도 있다"고 했다.

이제 1군에서 첫발을 내딛는 김녹원은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을까. 그는 "야구 내외적으로 모두 꾸준한 성과를 내면 그에 따른 결과가 자연스럽게 따를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늘 그랬지만 다른 사람의 롤 모델이 되고 싶고, 인성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NC는 3일 경기까지 선발 평균자책점 5.82로 최하위에 있다. 라일리 톰슨(4승 2패 평균자책점 3.96)을 제외하면 제 역할을 해주는 투수가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김녹원이 데뷔전에서 팀을 구해낼 수 있을까.

NC 김녹원.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 김녹원.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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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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