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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란이 5일 LPGA 투어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유해란은 5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아이빈스의 블랙 데저트 리조트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하나와 버디 6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26언더파 262타를 기록한 유해란은 나흘 내내 선두를 달리며 21언더파 267타의 에스터 헨젤라이트(독일)와 인뤄닝(중국)을 무려 5타 차이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4회 우승을 거둔 뒤 LPGA 투어 무대에 뛰어든 유해란은 2023년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By P&G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지난해 FM 글로벌 챔피언십에 이어 3년 연속 우승을 경험했다. 통산 3번째 우승과 함께 상금 45만 달러(6억 3000만원)를 챙겼다.
첫날 보기 없이 무려 9타를 줄이는 활약으로 선두로 시작한 유해란은 2라운드 이후 3연속 이글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페이스를 보였다.
이날도 1번 홀(파4) 버디로 기분 좋게 시작했고 6번 홀(파4)과 7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낚은 유해란은 후반엔 더 무서운 모습을 보였다. 11번 홀(파4)에서 버디로 상승세를 이어가더니 13번 홀(파5)에선 이글을 낚았다. 호수를 가로지는 과감한 티샷에 이어 투온에 성공했고 이글 퍼트를 떨어뜨리고는 환호했다.
일찌감치 우승을 예감한 유해란은 15번 홀(파3)과 18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장식했다.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은 올해 처음 열린 대회다. 유해란이 초대 챔피언으로 등극해 더욱 의미가 깊은 우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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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란이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LPGA 홈페이지에 따르면 유해란은 "이번이 최고의 우승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지막 라운드 최고 스코어가 23언더파였는데 오늘 26언더파라니 정말 놀랍다. 3일 연속 이글을 기록한 것도 정말 좋은 기록이다. 이번주는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주만 해도 매우 만족스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유해란은 "지난주 마지막 라운드에서 샷이 너무 안 좋아서 매일 한국의 코치님께 전화해 '뭐가 문제예요?'라고 물었다"며 "코치님이 '괜찮아, 해란아. 집중하고 침착하게, 너의 골프를 믿어'라고 말해주신 게 큰 도움이 됐다. 샷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고 결국 우승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유해란의 우승으로 최근 몇 년 동안 부침을 겪었던 한국 여자 골프도 경사를 맞이했다. 2020년대 들어 과거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하던 한국 골프였다. 2022년엔 4명이 4승, 2023년엔 4명이 5승, 지난해엔 3명이 단 3승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엔 김아림의 개막전 우승을 시작으로 김효주의 포드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10개 대회 중 벌써 3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한국 여자 골프의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유해란 외에 한국 선수들의 선전도 빛났다. 이미향과 이소미, 전지원, 최혜진은 나란히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단 한 타 차로 톱10에 진입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김효주와 임진희, 안나린도 공동 20위(12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효주는 최종 라운드에서만 6타를 줄이며 순위를 크게 끌어올렸다. 주수빈은 공동 27위(11언더파 277타), 양희영은 공동 40위(8언더파 280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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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환한 미소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유해란.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