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타격이 문제냐' 김혜성 멀티히트 대폭발! 159㎞ 강속구에도 안 밀렸다... 도루+호수비까지 '종합선물세트'

LA 다저스 김혜성이 6일(한국시간) 마이애미전에서 5회초 안타를 터트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혜성(26·LA 다저스)에게 타격은 더이상 약점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MLB) 선발 데뷔전에 나선 김혜성이 멀티히트를 터트렸다.

김혜성은 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팀의 9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빅리그에 콜업된 지 3일 만에 스타팅으로 나서게 된 김혜성이었다. 앞서 지난 4일 메이저리그 합류 당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김혜성이 선발로 나올 기회가) 내 생각에는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벤치에서 다른 빈자리를 채우겠지만, 김혜성이 선발로 나설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예고했는데, 결국 3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마이애미 선발로 나선 샌디 알칸타라는 2022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선수다. 하지만 김혜성은 그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첫 2개의 공을 지켜본 뒤에 높은 체인지업을 헛스윙했으나, 다음 공을 걷어냈다. 이어 5구째 시속 99.2마일(약 159.6㎞) 싱커를 받아쳤다. 오른쪽 외야를 향해 날카롭게 날아갔지만, 우익수가 워닝트랙 직전에서 잡아냈다.

하지만 이후 김혜성의 진가가 드러났다. 5회초에도 첫 타자로 등장한 그는 알칸타라의 3구째 96.6마일(약 155.4㎞) 패스트볼을 결대로 밀어쳤고, 타구는 3-유간을 날카롭게 뚫고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김혜성의 빅리그 데뷔 첫 안타였다. 더그아웃에 있던 동료들도 밝은 미소를 루키의 데뷔 안타를 축하했다.

LA 다저스 김혜성(오른쪽)이 6일(한국시간) 마이애미전에서 5회초 오타니 쇼헤이의 홈런으로 득점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어 김혜성은 다음 타자 오타니 쇼헤이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시즌 2번째로 베이스를 훔쳤다. 오타니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홈런포를 터트리면서 김혜성은 데뷔 첫 득점도 올렸다. 오타니는 더그아웃에 들어와 김혜성을 안아주며 오히려 축하해줬다.

김혜성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6회초 다저스는 2사 후 앤디 파헤스와 마이클 콘포토의 연속안타로 1, 2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김혜성은 타일러 필립스와 볼카운트 0-2에서 3구째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배트를 냈다. 타구는 내야를 살짝 넘기면서 절묘한 코스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고, 파헤스가 홈을 밟으면서 김혜성은 첫 타점과 함께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후 김혜성은 8회 1사 3루에서 4번째 타석에 나왔으나, 이번에는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타점과 안타를 추가하는 데 실패했다. 그래도 8회말 수비에서 로니 사이먼의 빗맞은 타구를 잡아 글러브 토스를 하며 하이라이트 필름을 제조할 뻔했다. 다만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이 포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아웃을 잡진 못했다.

이날 김혜성은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콜업 첫날인 4일 애틀랜타전에서 9회 대수비로 나왔던 그는 다음날에는 대주자로 나와 도루를 포함해 센스 있는 주루를 선보였다. 이어 타석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전망을 밝게 했다.

김혜성. /AFPBBNews=뉴스1

김혜성은 지난 4일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주전 2루수 토미 에드먼이 지난달 30일 경기에서 발목 부상으로 인해 7회초 수비에서 크리스 테일러로 교체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에드먼은 어제(3일) 런닝을 해봤는데, 여전히 느낌이 좋지 않다. 아직도 발목에 약간 통증이 있다"며 "내일까지도 경기 출전이 어렵다"며 김혜성의 콜업 이유를 밝혔다.

타격에서는 아직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얻지는 못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김혜성에게 물음표가 있다면, 그건 타격이다"라고 말했던 로버츠 감독은 콜업 당시에도 "아직 타격에서는 적응 중이다"는 말로 믿음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김혜성은 시속 97마일 이상의 빠른 볼에도 밀리지 않고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리면서 더 이상 타격이 자신이 과제가 아님을 타석 데뷔일부터 증명했다.

LA 다저스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