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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규성(오른쪽)이 6일 키움전 8회초 결승타를 날리고 윤해진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김규성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팀이 3-3으로 맞선 8회초 무사 1,2루에 대타로 나서 1타점 결승타를 날려 팀에 5-3 승리를 안겼다.
2016년 2차 7라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김규성은 2020년을 제외하면 한 번도 100경기 이상 출전하지 못했다. 올 시즌 30경기에 나섰으나 그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1순위 백업이었을 뿐이었다.
타격에서도 타율 0.214(56타수 12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그렇기에 전날 멀티히트를 날리며 화려하게 등장한 정해원을 대신해 투입했다는 건 번트를 통해 주자를 2,3루로 보내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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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성이 페이크 번트 슬래시로 결승타를 날리고 있다. |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규성은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께서 번트 사인이 나와도 키움 수비수들을 보고 압박을 하면 (방망이를 빼서) 최대한 땅으로 굴릴 수 있게 하라는 말씀을 먼저 해주셨다. 그걸 생각해서 들어갔는데 운이 좋았다"며 "원래는 번트 사인이 나왔다. 그런데 2루수를 많이 보고 있었는데 움직임이 많더라. 그래서 (방망이를) 빼서 2루 쪽으로 치면 안타가 나올 확률이 높겠다고 생각했고 타구가 1루로 가긴 했지만 운이 좋아서 안타가 됐다"고 말했다.
고도로 숙련된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도 페이크 번트 슬래시는 성공 확률이 높지만은 않은 고난이도의 작전이다. 다만 이날 김규성의 타구가 통할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수이기도 했다. 번트 모션을 취하지 않아 내야진이 전진하지 않았다면 최주환으로선 쉽게 처리할 수 있는 타구였다. 모든 게 맞아 떨어진 작전이었고 수행 능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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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타를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김규성.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이범호 감독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찬스 상황에서 득점이 안 나오면서 전체적으로 어려운 경기였다"며 "8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대타 김규성이 그라운드 타구를 만들어내면서 그것이 결국 결승타로 이어졌다. 부담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자신의 몫을 너무나도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언제 투입될지 모르는 백업 역할을 맡으며 타격감을 유지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김규성은 "저희 백업 선수들의 경우에는 굉장히 힘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상황도 다르고 굉장히 타이트한 상황에도 나오기 때문에 주전보다는 힘든 역할이라는 생각을 한다"며 그래서 백업이지만 개인 기록이나 이런 걸 떠나서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까 팀이 이기면 제가 못해도 기분이 좋다"고 팀퍼스트 정신을 나타냈다.
김규성은 "한 번의 기회가 왔을 때 백업들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뒤에서 많이 준비를 한다"며 "저는 제 역할을 하는 것만 생각을 한다. 그래서 계속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보니 경기에 나가면 좋은 결과도 나오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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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성이 6일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