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하고 싶었어" 17살 손흥민 인종차별 그 후, 김민재도 당했다... 우승 포스터 패싱 "악랄한 독일인들" 이해되네

박재호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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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공격수 손흥민. /AFPBBNews=뉴스1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 /AFPBBNews=뉴스1
과거 독일인들의 인종차별을 폭로했던 손흥민(33)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이후 십수 년이 흘렀지만 김민재(29)도 비슷하게 당했다.

뮌헨은 지난 5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했다. 프라이부르크와의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32라운드 원정에서 2-2로 비기며 승점 76으로 2위 바이어 레버쿠젠(승점 68)에 8점 앞선다. 남은 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뮌헨 우승의 수비 중심에는 김민재가 있었다. 지난 2023년 나폴리에서 세리에A 우승을 맛봤던 김민재는 2년 만에 분데스리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국선수 처음으로 유럽 4대 리그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선수가 됐다.

하지만 국내 팬들이 화가 날 상황이 발생했다. 뮌헨은 6일 자체 제작한 우승 기념 포스터를 SNS에 올렸는데 여기에 소개된 주요 선수 10명 가운데 김민재의 모습은 빠져 있었다. 김민재는 올 시즌 고질적인 아킬레스건 부상에도 공식전 43경기, 약 3593분을 뛰며 팀 내 출전 시간 2위이자 수비 핵심으로 활약했다. 팀 우승에 크게 기여했음에도 김민재의 모습이 빠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분데스리가 공식 SNS에는 뮌헨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는데 단상 위 13명 선수 중 김민재가 빠져 있다.


국내 팬들은 뮌헨이 아시아 선수인 김민재를 의도적으로 제외했다고 비난하며 인종차별 의혹까지 제기했다.

김민재가 없는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 기념 포스터. /사진=바이에른 뮌헨 공식 SNS 갈무리
김민재가 없는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 기념 포스터. /사진=바이에른 뮌헨 공식 SNS 갈무리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손흥민의 과거 독일 인종차별 관련 발언이 재조명됐다. 지난 2022년 손흥민은 국내에서 열린 '손 커밍데이' 행사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과 3차전에서 골을 넣어 승리했던 순간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꼽았다.

그러면서 독일에서 뛰던 당시 인종차별에 시달렸던 기억을 털어놨다. 손흥민은 2008년 당시 17살 어린 나이에 함부르크 유소년 팀에 입단해 독일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함부르크를 거쳐 바이어 레버쿠젠까지 약 7년을 독일에서 보냈다.

손흥민은 "어려서부터 독일에서 뛰며 상상도 못 할 정도로 힘든 생활을 했다. 인종차별을 많이 당해 힘들었다"며 "언젠가는 꼭 갚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승리 후) 독일 사람들이 우는 모습이 보여서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복수해 줄 수 있어 참 기억에 남는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 리그 우승 기념 포스터. /사진=바이에른 뮌헨 공식 SNS 갈무리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 리그 우승 기념 포스터. /사진=바이에른 뮌헨 공식 SNS 갈무리
'김민재 패싱' 논란이 불거지자 뮌헨은 지난 6일 오후 김민재의 우승 기념 포스터를 따로 제작해 SNS에 공개했다. 뮌헨은 "김민재의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의 열정과 헌신은 뮌헨에 큰 힘이 됐다. 한국선수로서 처음 이룬 역사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뮌헨의 '한국 팬들 달래기'는 실패했다. 해당 게시글의 내용이 틀렸기 때문이다. 뮌헨은 김민재가 뮌헨 소속 최초의 분데스리가 우승한 한국인이라고 했지만 이미 2019년 정우영이 뮌헨 소속으로 분데스리가 우승을 경험했다. 당시 리그 출전은 5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뮌헨 우승 멤버로서 기쁨을 함께 누렸다. 팬들의 이 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뮌헨은 급하게 글을 수정하는 촌극을 벌였다.

경기에 집중하는 김민재(가운데). /AFPBBNews=뉴스1
경기에 집중하는 김민재(가운데).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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