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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라이언 와이스, 코디 폰세, 류현진, 문동주, 엄상백. /사진=한화 이글스 |
한화는 지난 7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10-6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스윕과 함께 9연승을 내달렸다. 1986년 창단한 한화 구단 역사상 9연승은 2005년 6월 4일~14일 이후 무려 20년 만이다. 이번 9연승은 KT 위즈,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등 전문가들이 꼽은 올 시즌 우승 후보들을 상대로 어떻게든 이겨낸 연승이라 그 의미가 남달랐다.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한 KT를 상대로 3연전 내내 1점 차 접전을 벌이면서도 기어코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올 시즌 절대 1강으로 평가받던 LG를 상대로도 라이언 와이스와 류현진을 내세워 선발 싸움에서 앞서갔고, 디펜딩 챔피언 KIA에는 그들이 자랑하는 외국인 원투펀치에 맞서 철벽 불펜진으로 끝내 승리를 따냈다.
삼성과 홈 3연전은 올해의 한화가 예년과 다르다는 걸 확실히 보여준 시리즈였다. 와이스-류현진-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리드를 점했고, 불펜진은 3연투 없이 8명이 안정적으로 뒷문을 틀어막았다. 타선도 3경기 내내 더 많은 안타와 타점을 올리며 한화는 2016년 6월 3일~5일 이후 9년 만에 삼성전 스윕에 성공했다.
해당 기간 두 차례 우천 취소가 발생한 행운도 있었지만, 억지로 쥐어짜 낸 연승이 아니란 것이 인상적이다. 20년 전 연승 때도 시작은 좋았다. 문동환-정민철-김해님-최영필-양훈으로 이뤄진 선발진이 5이닝 이상을 안정적으로 막아주면서 강력한 타선에 힘입어 연승을 시작했다. 그러나 문동환-정민철을 제외한 하위 선발진이 차츰 이닝 소화에 어려움을 겪었고, 불펜의 등판도 많아지며 결국 2005년 6월 15일 KIA에 1-8로 져 연승이 중단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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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라이언 와이스, 코디 폰세, 류현진, 문동주, 엄상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7일 경기까지 한화 선발진은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리그에서 2번째로 많은 이닝(210이닝)을 소화했다. 선발진이 버텨주자 한화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1군 투수코치는 다양한 불펜 투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 과부하를 막을 수 있었다. 그 결과 9연승 기간 한화 불펜진은 10개 팀 중 가장 적은 이닝(25⅓이닝)을 소화하면서 구원 평균자책점 1위(2.49)를 기록, 남다른 퀄리티를 보여줬다.
필요할 때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내준 타선의 공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해당 기간 우승 후보들의 강력한 선발 투수들을 마주해야 했던 한화 타자들은 타율 0.238(리그 5위), 출루율 0.289(9위)로 고전했다. 그러나 구원 투수들을 상대로 타율 0.298(리그 2위), 장타율 0.511(1위)로 가공할 화력을 뽐내면서 끝내 경기를 뒤집는 강팀의 면모를 보였다.
이제 한화는 8일 휴식 뒤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10연승에 도전한다. 한화의 마지막 10연승은 현재까지 유일한 한국시리즈 우승 시즌인 1999년에 나왔다. 당시 한화는 9월 24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전을 시작으로 10월 5일 대전 삼성전까지 연승 가도를 이어가고 그 기세를 한국시리즈까지 이어갔다. 키움과 3연전도 쓸어 담는다면 이글스 구단 최다 연승 기록인 14연승 도전도 불가능은 아니다. 빙그레 이글스 시절 한화는 1992년 5월 12일 대구 삼성전부터 5월 26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14연승을 내달렸고, 이는 KBO 전체 연승 기록에서도 6위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