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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 /AFPBBNews=뉴스1 |
이정후는 8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리글리필드에서 펼쳐진 시카고 컵스와 2025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MLB) 방문경기서 3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다행히 샌프란시스코는 선발 투수 로비 레이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윌머 플로레스의 4타수 3안타, 윌리 아다메스와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멀티히트 활약에 힘입어 컵스에 3-1 승리를 거뒀다. 24승 14패가 된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정후가 4타석 이상 나서면서 안타는 물론이고 출루나 타점도 기록하지 못한 적은 지난달 21일 LA 에인절스 원정에서 5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한 이후 정말 오랜만이다. 이날 이정후는 시속 95마일 이상의 정타 하나 없이 무기력했다.
시카고 우완 선발 투수 벤 브라운을 상대로 첫 두 타석에서 포수 팝플라이와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고, 마지막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7회 줄리안 메리웨더와 9회 크리스 플렉센에게는 모두 땅볼에 그치면서 시즌 타율이 0.312에서 0.301로 크게 내려갔다. 지난달 5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4타수 3안타로 타율 0.321을 기록한 후 처음으로 3할이 붕괴할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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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 /AFPBBNews=뉴스1 |
이어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고 베이스를 훌륭하게 주파한다. 그런 그가 팀 내 득점 1위, 타점 2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며 "여기에 안정적인 수비까지 더해지면서 이정후는 첫 풀타임 시즌인 올해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7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에게 이정후가 많은 사랑을 받는 건 이제 당연한 이야기"라고 호언장담했다.
WAR 5는 메이저리그 올스타 수준, 7은 MVP도 노려볼 만한 수치라는 점에서 미국 현지의 기대치를 짐작할 수 있다. 이정후는 2024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75억 원) 계약을 체결하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그러나 리그에 적응하기도 전인 5월 중순 수비 도중 펜스에 부딪혀 어깨 수술을 받고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짧은 활약이었지만, 이것만으로도 올해의 퍼포먼스를 짐작할 수 있었다는 것이 '라스트 워드 온 스포츠'의 설명이다.
'라스트 워드 온 스포츠'는 "많은 사람이 지난해 이정후와 계약을 샌프란시스코의 무리수로 봤다. 스타가 절실했던 팀이 부상 이력이 있는 25세의 한국 선수에게 그만한 돈을 준 건 도박이라고 봤다"면서도 "이정후는 지난 시즌 초반부터 리그에 자신의 역량을 보여줬다. 결과가 엄청나진 않았지만, 그는 공을 강하게 치면서 삼진을 좀처럼 당하지 않는 선수인 걸 증명했다. 이정후를 꾸준히 지켜본 팬들은 2025년이 그의 해가 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고, 지금까지 활약은 그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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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 /AFPBBNews=뉴스1 |
그러면서 차츰 수비가 까다로운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 적응해 가치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라스트 워드 온 스포츠'는 "이정후를 더 칭찬하게 만드는 건 그의 다재다능한 모습이다. 예를 들어 이정후의 베이스러닝 가치는 메이저리그 전체 13번째인데, 이는 도루가 5개도 안 되는 선수 중 최고다. 또한 뛰어난 송구 능력과 메이저리그 평균적인 중견수보다 높은 수비 지표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최근 메이저리그 환경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에는 다른 중견수가 없어 그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이정후가 오라클 파크의 복잡한 외야에 더 익숙해지면 수비 지표는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