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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철 SK 감독이 9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 도중 한숨을 쉬고 있다. /사진=KBL 제공 |
SK는 9일 오후 7시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 세이커스와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63-80으로 완패했다.
이미 서울에서 열린 1차전(66-75)과 2차전(71-76)에서 모두 패배한 SK는 이제 1패만 더 하게 된다면 정상 도전에 실패하게 된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3연패로 시작한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제 SK는 기적을 바라는 수밖에 없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SK는 최고의 팀이었다. 시즌 출발부터 상위권에 있었던 SK는 9연승과 10연승을 각각 한 차례씩 하며 경쟁팀들을 멀찍이 제쳤다. 역대 최소경기 정규리그 우승(46경기) 기록까지 세우며 결국 41승 13패(승률 0.759)의 성적으로 1위를 지켰다. 7경기 차 2위로 마감한 조상현 LG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2연승 후에도 "2차전까지 해보니 승부처에 저력 있다. 괜히 41승 했겠나"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수원 KT와 4강 플레이오프부터 조금씩 균열이 생겼다. 김선형과 자밀 워니의 활약은 여전했지만, 정규리그 MVP 안영준이 기대만큼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오재현마저 부상으로 챔피언결정전 도중 이탈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그래도 경기 초반에는 한때 11-2까지 앞서나가면서 만회하는 듯했다. 하지만 양준석과 아셈 마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한 LG의 기세를 SK는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다. 결국 정인덕에게 3점포를 맞아 경기가 뒤집힌 후 흐름을 좀처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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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자밀 워니. /사진=KBL 제공 |
이후로도 반전은 없었다. SK는 3쿼터 이후로도 10점 차 아래로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오히려 점점 벌어졌다. 결국 4쿼터 막판에는 장문호와 문가온 등을 투입하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경기 후 전희철 SK 감독은 "최선을 다한 경기다. 승패를 받아들여야한다"며 "주문한 건 잘 이행했는데, 여러 가지 수비에서 변칙 썼는데 잘 먹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술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진다"고 했다.
전 감독은 이어 "속공, 스피드 올려달라고 했고 3점 의존보다는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했는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잘 따라와줬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어 "제가 가는 방향이 틀린 건지, 다시 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SK는 1패만 더하면 우승컵을 내주게 된다. 전 감독은 "저도 다운됐는데 선수들 오죽하겠나. 서울로 돌아가게 4차전 하겠다.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