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행동 안해" 통산 5승에 성큼, '20년차 베테랑' 이태희의 롱런 비결 [서귀포 현장]

서귀포=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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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가 10일 KPGA 클래식 2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이태희가 10일 KPGA 클래식 2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불필요한 행동을 될 수 있으면 안 하려고 해요."

프로 20년 차 이태희(41·OK저축은행)는 프로로서 꾸준히 활약할 수 있는 비결로 철저한 자기관리를 꼽았다. 그러한 자기원칙 속에 통산 5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이태희는 10일 제주 서귀포 사이프러스 골프 & 리조트 북서코스(파71·7120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클래식(총상금 7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엮어 14점을 더했다.

전날 버디 5개와 더블 보기 하나로 7점을 기록한 이태희는 21점을 기록하며 11일 최종 3라운드에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KPGA 투어 유일의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지는 이 대회에선 타수 대신 스코어마다 부여한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산정한다. 앨버트로스는 8점, 이글은 5점, 버디는 2점, 파는 0점, 보기는 -1점, 더블 보기 이상은 -3점을 받는다. 버디 이상을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함으로써 보는 재미를 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대회다.


경기를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이태희는 "후반에 플레이가 좋지 않아서 조금 기분이 안 좋게 끝났는데 전체적으로만 본다면 기대하지 않았던 성적이 나온 것 같아서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태희가 13번 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KPGA 제공
이태희가 13번 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KPGA 제공
전날 악천후로 인해 경기가 취소될 정도로 강한 비와 바람이 몰아쳤고 이날도 전반 홀을 치를 때와 후반 홀에 나설 때의 날씨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태희도 이러한 환경 변화를 피해가지 못했다. "최근 샷이 잘 안 돼서 고민이 많았는데 전반에 바람이 그렇게 세지 않았던 것 같다. 날씨도 춥진 않아서 몸이 굳어 있지 않고 풀려 있는 상태에서 치다보니 샷도 잘이 잘 됐다. 퍼팅은 원래 잘 되고 있었는데 하나, 두 개씩 떨어지다 보니까 플레이가 쉽게 풀렸다"고 말했다.

올 시즌 앞선 3개 대회에서 공동 49위 2번과 컷 탈락(공동 90위)의 아픔을 겪었던 이태훈이다. 감기를 완전히 떨치지 못한 상황에서 비 바람, 추위 속에서 지속적으로 경기를 하다보니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고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전반에만 노보기 버디 7개로 무려 14점을 더했지만 후반 홀에서 버디 하나와 보기 2개로 이븐파에 그쳤다. 이 또한 후반 들어 거세진 바람으로 인한 추위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후반 들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바람이 엄청 불어서 덜덜 떨면서 쳤다. 몸이 다시 굳어서 샷이 하나도 안 되면서 찬스가 안 생기더라. 날씨 핑계를 대고 싶진 않은데 추워서 몸이 굳었다"며 "어떻게든 몸에 열을 올렸어야 하는데 그걸 잘 못한 게 아쉽다"고 전했다.

2003년 입회해 이듬해 투어 프로로 뛰어든 20년 차 이태희는 역대 3번째로 통산 상금 30억원을 돌파했다. 빼어난 성적도 필수적이지만 그만큼 롱런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태희는 "대단하다고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것일 수 있지만 기록은 기록이고 언젠가는 또 깨지는 것이다. 크게 연연하지는 않는다. 제가 플레이하는 것만 생각하려고 한다"며 "인터뷰 때마다 항상 얘기하는데 저에게만 집중해서 누가 어떻게 치든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20번째 겪는 시즌에도 특별한 의미를 두지는 않으려 한다. "아직 골프 칠 날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코스에 나올 때마다 저보다 나이 많은 선수나 동갑내기들이 점점 없어진다는 건 느끼고 있다"면서도 "투어에서 몇 년 쳤고 나이가 남들보다 많고 이런 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언제나 저만 생각하고 치고 있다. 연습하는데 제 루틴을 맞추려고 하고 제가 해야 될 것만 집중하다 보니까 20년 차라고 해도 제 플레이를 하는 데에만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란 건 존재한다. "자기 관리에 집중을 많이 한다. 나이가 어린 선수들처럼 자고 일어나서도 바로 풀스윙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은데 제 입장에서는 지금 그게 잘 안 된다. 불편한 데도 생기고 그래서 샷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그렇기에 쇼트게임이 많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그린에 많이 못 올리거나 홀에 많이 가깝게 못 가기 때문에 그걸 세이브 해야 되는 상황이 있는데 제가 그 능력이 좋기 때문에 롱런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자기 관리에 있어 중시하는 건 최상의 경기력을 내기 위 모든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이태희는 "불필요한 행동을 될 수 있으면 안 하려고 한다. 저에게 최대한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 말과 행동을 하려고 생각하고 잠도 일찍 자고 좋은 것도 먹으려고 한다. 그것 말고는 없다"며 "좋은 생각을 하려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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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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