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머신' 옥태훈, '제주 바람도 뚫었다'... KPGA 클래식 단독 선두 질주 [서귀포 현장리뷰]

옥태훈이 10일 KPGA 클래식 2라운드 4번 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KPGA 제공

옥태훈(27·금강주택)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첫 우승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섰다.

옥태훈은 10일 제주 서귀포 사이프러스 골프 & 리조트 북서코스(파71·7120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클래식(총상금 7억원) 2라운드에서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은 옥태훈은 16점으로 단독 선두를 달렸고 이날도 9점을 더해 25점으로 2위 배용준(25·CJ)을 3점 차로 따돌리고 연이틀 선두를 지켰다.

2016년 입회해 그해 투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옥태훈은 2022년 인터내셔널 시리즈 코리아에서 아시안투어 1승을 달성했지만 KPGA 투어에선 아직 우승이 없다.

올 시즌 시작이 좋다.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른 옥태훈은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선 공동 4위,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선 공동 30위로 처졌으나 3개 대회에서 가장 많은 버디 55개를 몰아쳤다.


어느 때보다 옥태훈의 우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번 대회다. KPGA 투어 유일의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지는 이 대회에선 타수 대신 스코어마다 부여한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산정한다. 앨버트로스는 8점, 이글은 5점, 버디는 2점, 파는 0점, 보기는 -1점, 더블 보기 이상은 -3점을 받는다. 버디 이상을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함으로써 보는 재미를 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대회다.

옥태훈이 2번 홀 아이언샷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PGA 제공

올 시즌 가장 많은 버디를 낚고 있는 옥태훈은 예상대로 1,2라운드에서 가장 독보적인 버디 행진을 펼쳤다.

오후 12시 57분에서야 경기를 시작한 옥태훈은 1번 홀(파4)부터 버디로 기분 좋게 시작했다. 7m 버디 퍼트를 완벽히 성공시켰다. 6번 홀(파4)에선 송곳 같은 아이언샷으로 다시 한 타를 줄였다. 2개의 버디로 4점을 추가한 옥태훈은 8번 홀(파5)에서 세컨드샷이 벙커에 빠지며 위기에 놓였으나 4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2번의 퍼트로 1점을 잃는 데 그쳤다.

10번 홀(파4)에서도 정교한 아이언샷을 바탕으로 한 타를 줄인 뒤 11번 홀(파4)에서 곧바로 보기를 범했지만 14번 홀(파5)에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과감한 세컨드샷으로 그린을 공략했고 3.2m 이글 퍼트를 떨어뜨린 것. 단숨에 5점을 보태 2위 이태희를 4점 차로 제치며 압도적 1위가 됐다.

18번 홀(파5)에서 과감히 공략한 세컨드샷이 그린 주변 벙커에 빠졌으나 깔끔하게 홀 주변에 붙였으나 2.9m 버디 퍼트를 놓쳐 25점으로 2라운드를 마무리했다.

9일 예정된 둘째날 경기는 비와 강풍, 낙뢰 등으로 인한 기상악화로 인해 취소됐고 이날 2라운드가 실시됐다. 11일 최종 3라운드 54홀 경기를 통해 최증 승자를 결정한다. 우승자에겐 상금 1억 4000만원이 주어진다.

배용준은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아내 14점을 더하며 2위로 올라섰고 프로 20년 차인 이태희는 이날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엮어 14점을 더했다. 전날 버디 5개와 더블 보기 하나로 7점을 기록한 이태희는 21점으로 3위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김찬우(26)는 첫날 7점을 수확했으나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3점을 더하는데 그쳐 10점으로 공동 24위에 머물렀다.

이태희가 13번 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K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