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역사를 바꿀 수 있다" SF가 67년 기다린 2루타 머신, "유일한 걱정은 3루타도 자주 친다는 점"

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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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정후. /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AFPBBNews=뉴스1
3할 타율이 깨졌지만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확신에 가득 차 있다. 특히 이정후의 가치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건 바로 2루타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0일(한국시간) '소속팀에선 익숙지 않았던 순위에 이름을 올린 9명의 스타'를 공개했는데 이정후를 그 중 하나로 꼽았다.


6년 1억 1300만 달러(1581억원)의 초대형 규모 계약을 맺고도 지난해 부상으로 37경기에만 나섰던 이정후는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최고 스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8경기에서 타율 0.293(147타수 43안타) 4홈런 23타점 27득점 3도루, 출루율 0.344, 장타율 0.476, OPS(출루율+장타율) 0.820으로 활약 중이다.

최근 들어 부침을 겪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내셔널리그(NL) 타격 지표 상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게 있으니 바로 2루타다. 이정후는 올 시즌 11개의 2루타를 날려 NL에서 이 부문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홈런은 4개로 20개를 넘어서기 힘든 페이스지만 이정후는 많은 2루타와 3루타까지 빈번하게 날리며 샌프란시스코 타선에서 생산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정후는 올 시즌을 앞두고 1번 타자에서 3번 타자로 재배치됐는데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장타력을 갖춘 타자라는 평가를 내려 이 같은 결정을 했다. 그리고 이정후는 수많은 2루타로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MLB닷컴은 "많은 팀에서 선수 중 한 명이 리그(AL 또는 NL)에서 특정 부문 1위를 차지한 지 수십 년이 지났다"며 "예를 들면 시카고 컵스에 도루왕에 없었던 시간은 보스턴 레드삭스가 '밤비노의 저주'를 깨는 데 걸린 기간만큼 길다"고 설명했다.

안타를 날리는 이정후. /AFPBBNews=뉴스1
안타를 날리는 이정후. /AFPBBNews=뉴스1
그렇기에 시즌 초반이라고는 해도 각 팀에 익숙지 않았던 지표들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가 있다는 건 그만큼 팬들을 흥분시킨다는 것이다. MLB닷컴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많은 것이 바뀔 수 있지만 팀의 오랜 기록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후보인 9명의 선수를 살펴볼 것"이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가 마지막으로 2루타 1위를 배출한 건 무려 6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를란도 세페다는 2루타 38개를 날려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세페다는 1958년에 NL에서 2루타 38개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후로는(2020년 단축 시즌 제외) NL에서 2루타 1위를 차지한 선수가 40개 미만을 기록한 경우는 단 6번 뿐이고 가장 최근엔 1984년에 팀 레인스와 조니 레이의 38개였다.

MLB닷컴에 따르면 자이언츠 선수들이 1958년 이후 2루타 38개를 넘긴 경우는 무려 16번이나 있었지만 단 한 번도 리그 1위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그렇기에 이정후가 더 뜨거운 관심과 인기를 얻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MLB닷컴은 "이정후의 등장은 이런 역사를 바꿀 수도 있다. '바람의 손자'로 불리는 그는 KBO에서 2루타 1위 4회, 2위 3회를 차지했다"며 "이정후가 리그 1위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는 유일한 이유는 그가 2루타뿐 아니라 3루타도 자주 친다는 점이다. KBO에서도 3루타 43개를 날렸고 이번 시즌 MLB에서도 벌써 2개의 3루타를 날렸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평균 이상의 주루 능력과 날카로운 타격 능력을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다. 물론 최근 겪고 있는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야 미래를 그릴 수 있다. 이정후는 최근 15경기에서 타율 0.259, 7경기에서 0.200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 4월까지 보여준 타격에 비해 5월 들어 강력한 타구를 만들어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는 5월 2루타와 3루타를 단 하나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결과로 직결되고 있다. 이에 대한 해법을 빠르게 찾아내야 샌프란시스코 새 역사 창조도 기대해볼 수 있다.

안타를 치고 1루로 달려나가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안타를 치고 1루로 달려나가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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