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히트보다 더 힘들었던' 6이닝 110구 역투, 한화 외인은 동료부터 챙겼다 "남은 이닝 책임져준 불펜과 야수에게 고맙다"

고척=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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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코디 폰세가 10일 고척 키움전 등판에서 웃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의 코디 폰세가 10일 고척 키움전 등판에서 웃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의 코디 폰세가 10일 고척 키움전 등판에서 웃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의 코디 폰세가 10일 고척 키움전 등판에서 웃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 에이스 코디 폰세(31)가 처음 밟아보는 마운드에, 처음 마주하는 낯선 상대에도 110구 역투로 팀의 33년 만의 11연승을 이끌었다. 개인에게도 첫 선발 6연승. 하지만 에이스는 경기 후 동료들에게 그 공을 돌렸다.

폰세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한화의 9-1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는 폰세의 역투와 장·단 16안타를 몰아친 타선에 힘입어 1992년 이후 33년 만에 11연승을 내달렸다. 그러면서 26승 13패로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폰세 역시 9경기 7승 무패 평균자책점 1.68, 59이닝 75탈삼진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폰세는 지난 경기들에 비해 다소 고전했다. 처음 방문하는 고척돔이었고 최근 키움 타선은 콘택트를 바탕으로 응집력 있는 타격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 6회까지 11차례 헛스윙을 끌어내며 9개의 삼진을 잡아냈지만, 긴 이닝을 소화하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 타자 루벤 카디네스는 폰세의 변화구를 모두 커트하며 6번의 파울을 낸 끝에 11구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타구도 우중간 외야 깊숙한 곳으로 향했으나, 중견수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안정적인 수비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이후 박상원(1⅔이닝)-김범수(⅓이닝)-정우주(1이닝)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치면서 폰세는 다승 1위로 올라섰다.


한화의 코디 폰세가 10일 고척 키움전 등판에서 공을 받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의 코디 폰세가 10일 고척 키움전 등판에서 공을 받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의 코디 폰세가 10일 고척 키움전 등판에서 웃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의 코디 폰세가 10일 고척 키움전 등판에서 웃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경기 후 폰세는 타자들과 후속 등판해 자신의 승리투수 요건을 지켜준 불펜부터 챙겼다. 그는 "팀의 11연승을 이어갈 수 있어 정말 기쁘다. 경기 초반 야수들의 득점 지원 덕분에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야수들과 남은 이닝을 책임져 준 불펜 투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110구는 폰세의 KBO 한 경기 최다 투구 수였다. 지난달 27일 대전 KT 위즈전에서 109구를 넘어섰다. 벌써 6번째 100구 투혼이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경기 후 폰세는 "마지막으로 110구 이상을 던진 게 일본에서 노히터를 기록했을 때인 것 같다. 오랜만에 110구를 던졌는데, 언제든 한 이닝이라도 더 마운드에 올라가 팀에 기여하고 싶은 게 내 마음"이라고 힘줘 말했다.

폰세가 떠올린 경기는 니혼햄 파이터스 소속이던 2022년 8월 28일 소프트뱅크 호크스 상대 9이닝 노히트다. 당시 폰세는 9회까지 볼넷 1개, 몸에 맞는 공 1개만 내주고 113개의 공을 던져 6개의 삼진을 솎아내면서 니혼햄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사실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속이던 지난해 5월 14일 소프트뱅크전에서도 111구 역투로 6이닝 1실점 2사사구 9탈삼진으로 승리 투수가 된 바 있지만, 이후 선발승을 챙기지 못했기에 기억에 희미할 법했다.

한화의 코디 폰세가 10일 고척 키움전 등판에서 웃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의 코디 폰세가 10일 고척 키움전 등판에서 웃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선발 투수가 100구 안쪽으로 던지는 일이 흔해진 현대야구에서 폰세는 선발 등판 9경기 중 6경기를 100구 넘게 소화하면서 마운드 과부하를 줄여주고 있다. 아리엘 후라도(삼성)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이닝(59)을 소화 중이다.

그러나 늘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는 폰세다. 폰세는 등판을 하루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최근 성적에)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3~4월 MVP는 나 혼자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우리 코칭 스태프, 트레이닝 파트 그리고 포수와 모든 야수의 수비 도움이 없었다면 이렇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매 경기 선발 등판마다 좋은 콜을 해준 최재훈과 이재원에게 존경과 경의의 말을 전하고 싶다. 덕분에 내가 항상 투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선발 투수들은 항상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다른 친구들이 잘하면 나도 경쟁심이 생긴다. 서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며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다. 나는 앞으로도 최대한 건강과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매 경기 마운드에서 경쟁력 있게 던지며 팀을 승리로 이끌고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팀이 플레이오프를 넘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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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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