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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태훈이 10일 KPGA 클래식 2라운드를 선두로 마치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KPGA 제공 |
옥태훈은 10일 제주 서귀포 사이프러스 골프 & 리조트 북서코스(파71·7120야드)에서 열린 KPGA 클래식(총상금 7억원) 2라운드에서 이글 하나와 버디 3개, 보기 2개로 9점을 보탰다.
중간 합계 25점으로 2위 배용준(25·CJ)과 3점 차로 연이틀 1위를 달렸다. KPGA 첫 우승이 눈앞에 다가왔다.
2016년 입회해 투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옥태훈은 2022년 인터내셔널 시리즈 코리아에서 아시안투어 1승을 달성했지만 KPGA 투어에서는 정상에 서지 못했다. 준우승 두 차례가 전부였다.
그렇기에 이번 대회는 우승하기 절호의 기회다. 옥태훈은 올 시즌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른 옥태훈은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선 공동 4위,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선 공동 30위를 기록했는데 3개 대회에서 가장 많은 버디 55개를 잡아냈다.
이번 대회는 KPGA 투어 유일의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진다. 앨버트로스는 8점, 이글은 5점, 버디는 2점, 파는 0점, 보기는 -1점, 더블 보기 이상은 -3점을 받는다. 버디 이상을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함으로써 보는 재미를 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대회로 버디가 많은 옥태훈에겐 더 없이 유리한 방식이다.
전반에 버디 2개와 보기 하나로 3점을 더한 옥태훈은 후반 버디 하나와 보기 하나를 기록했으나 14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 한 번에 5점을 더하며 단독 선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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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태훈이 2번 홀에서 드라이버를 치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KPGA 제공 |
누구보다 유리한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이지만 옥태훈은 오히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지향했다. "버디가 많은 것에 비해 실수를 많이 하는 거 같다. 공격적으로 치는 것도 좋지만 어떨 땐 안전하게도 쳐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우승 찬스를 놓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발목을 잡은 이유를 역설적이게도 공격성에서 찾은 것이다.
그렇기에 옥태훈은 보다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하려 했다. "첫 날엔 이글을 하려다가 파를 했고 오늘은 안전하게 투온 투퍼터해서 버디하려고 했는데 이글 퍼터가 짧게 남아서 이글했다"며 "내일도 오후에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한다. 이글이 무조건 나오는 골프장은 없다. 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일은 이글보다는 침착하게 실수하지 않고 차분하게 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다.
올 시즌 버디왕을 가능케한 결정적 이유는 몰라보게 좋아진 퍼팅 능력에서 찾을 수 있다. 옥태훈은 "퍼팅은 상상력이라고 생각한다. 연습할 때도 쉬운 상황말고 어려운 경사에서 연습을 많이 한다. 퍼팅 코치님과 많은 상의를 해서 작년에도 퍼터가 잘 됐다. 올해도 많이 연습해서 결과가 좋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옥태훈은 재차 안전한 플레이를 강조했다. 파 5홀에서 이글을 노리는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옥태훈은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플레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격 면에서도 과거에 비해 한층 성숙해졌다. 그는 "예전엔 잘 못치면 불같은 성격이었는데 이젠 차분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남자 골프가 흥행도 면이나 위기에 놓였다는 지적에는 "KPGA 선수들은 정말 잘 친다고 생각한다"며 흥미 요소가 떨어진다는 이야기에는 "올해 제가 한 번 해보겠다"고 자신만만한 태도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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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태훈이 2번 홀에서 세컨드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KPGA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