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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가 11일 수원 KT-롯데전에 앞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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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가운데)가 11일 수원 KT-롯데전에 앞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양 팀 선수단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더블헤더 1차전을 앞두고 신본기의 은퇴식이 열렸다. 오후 12시에 열릴 은퇴기념 팬 사인회의 번호표를 받기 위해 KT, 롯데팬 너나 할 것 없이 줄을 서 위즈파크는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북적였다.
KT 이강철 감독, 나도현 단장, 주장 장성우, 롯데 주장 전준우, 프로야구 선수협 장동철 사무총장이 참석해 기록 트로피, 은퇴 피규어, 꽃다발을 신본기에게 전달했다. 또한 아들 신건우 군이 시구, 딸 신유솜 양이 시타를 맡았고 신본기는 시포로 나서 은퇴식을 마무리했다.
은퇴식 전 취재진을 먼저 만난 신본기는 "부산에서 올라오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은퇴식을 할 만큼의 활약은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데 KT에서 먼저 제안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본기는 감천초-경남중-경남고-동아대 졸업 후 2012년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4번으로 롯데에 지명됐다. 2012년 롯데에서 데뷔해 주로 백업으로 활약했고 2020시즌 종료 후 KT로 트레이드됐다. 평범했던 커리어는 KT에서 꽃을 피웠다. 입단 첫해 생애 첫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특히 2021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자신의 첫 한국시리즈 안타를 홈런으로 연결하며 우승에 일조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출장해 KBO 1000경기로 현역 생활을 마친 신본기는 통산 타율 0.247(2193타수 541안타) 31홈런 260타점 294득점 21도루, 출루율 0.327 장타율 0.330의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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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신건후 군이 11일 수원 KT-롯데전에 앞서 열린 신본기의 은퇴식에서 시구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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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가 11일 수원 KT-롯데전에 앞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사인해주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프로야구에서 대표적인 선행왕이기도 했다. 2012년 롯데 입단 당시 계약금의 10%인 1200만 원을 모교인 동아대에 기부했던 신본기는 2013년 올스타전에서 받은 번트왕 상금 200만 원 전액을 모교인 감천초등학교에 기부했다. 같은 해 동아대에 500만 원을 발전 기금으로 쾌척했고, 2020년 겨울 KT로 트레이드된 후에도 옛 롯데 동료들과 연탄 배달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 선행을 인정받아 2017년에는 사랑의 골든글러브상도 수상했다.
이에 신본기는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못 받아서 야구를 그만 둘 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동아대에서 나를 보듬어주고 키워주셔서 프로에 갈 수 있었고, 그에 대한 감사함이 컸다"고 선행을 시작한 배경을 알리며 "내가 무얼 얻으려고 선행한 것이 아니다. 봉사활동이나 기부나 내게 오는 행복감이 더 컸다. 앞으로도 살면서 기회와 여유가 된다면 계속 이어 나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끝으로 팬들에게는 "잘할 때나 못할 때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야구장에서 함께한 추억을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갈 것"이라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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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가 11일 수원 KT-롯데전에 앞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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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시절 신본기. /사진=KT 위즈 제공 |
-어제(10일) 늦게까지 해설하느라 오늘 새벽에 부산에서 출발해 올라왔다. 올라오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는데, 정말 행복하게 프로 생활을 했다는 느낌이었다. 은퇴식을 열어주신 KT 사장님, 단장님, 감독님 그리고 구단 관계자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동안 팬분들께 받았던 응원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야구장에 왔다.
▶ KT에서 처음 은퇴식 이야기를 꺼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해 전력 외 통보를 받을 때 다른 팀도 알아봐 주겠다고 하셨었다. 며칠의 고민 끝에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여기서 은퇴식을 하자고 제안해주셨다. 솔직히 내가 은퇴식을 할 만큼의 활약은 하지 못한 것 같은데 오히려 은퇴식을 열어주신다고 해서 정말 감사했다.
▶프로 13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처음 지명받았을 때가 생각이 났다. 2017년 롯데에서 가을야구에 간 것도 기억에 남았지만, 가장 생각이 많이 난 건 KT로 온 첫해 창단 첫 우승을 함께 한 것이었다. 특히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친 홈런은 그 감각과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신본기에게 롯데와 KT는 각각 어떤 팀이었나.
-롯데전에서 은퇴하는 것 자체가 KT에서 정말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고 생각했다. 감사하다. 또 부산에서 태어나 자라서 프로 첫 유니폼도 롯데로 입고 시작해서 그런지, 롯데는 내게 부모님 같은 팀이었다. 이후 트레이드로 온 KT는 나를 선택해주고, 재밌고 값진 경험을 많이 시켜준 팀이라 결혼생활을 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렇다고 지금의 은퇴가 이혼이라는 뜻은 아니다(웃음). 어쨌든 은퇴했지만, 너무 좋은 추억을 쌓고 많은 걸 받은 것 같아 KT와 롯데 두 팀에는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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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가 11일 수원 KT-롯데전에 앞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사인해주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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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맨 왼쪽)가 11일 수원 KT-롯데전에 앞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아들, 딸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은퇴 후 사직을 더 많이 가게 돼서 롯데 선수들은 더 가까이에 있었다. 그래서인지 크게 반응은 없었고 수원에서 보자는 정도였다. (전)준우 형이나 (정)훈이 형은 뭐 해줄까 물어봤다.
▶KT 선수들의 반응은?
-축하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사실 만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일찍 그만두는 것 같아 아쉬운 느낌은 있다. 그래도 그만큼 KT 선수층이 두껍다는 이야기고, 지금 어린 선수들이 정말 잘 크고 있기 때문에 KT 야구가 점점 더 재미있어질 것 같다.
▶해설하면서 KT와 롯데에서 눈에 띄는 후배는 있었는지
-KT에서는 안현민 선수가 퓨처스리그에서부터 눈에 띄었다. 조대현, 윤준혁, 강민성 등 특히 KT에는 젊은 유망주가 많았던 것 같다. 롯데에서는 내가 있을 때는 유망주가 많이 안 보였지만, 지금은 윤동희, 나승엽, 고승민, 황성빈, 손호영 등이 있다. 올 시즌은 나승엽의 성장이 확 눈에 띄는 것 같다.
▶리빌딩으로 KT에 어린 야수가 많다. 그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내가 롯데에 있던 9년보다 KT에 있던 4년 동안 퓨처스 생활을 더 많이 했다. 그래서 어린 내야수들이랑은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 그때마다 항상 너희의 능력을 의심하지 말라고 했다. 다만 시기가 아직 오지 않았을 뿐이고 그때까지 자신의 기량을 많이 가다듬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절대 좌절하지 말고 앞만 보고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지금도 안현민, 권동진, 천성호, 강민성, 윤준혁 등 좋은 선수들이 있다. 충분히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니까 지금처럼 잘 준비하다 보면 정말 큰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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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가 11일 수원 KT-롯데전에 앞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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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가운데)가 11일 수원 KT-롯데전에 앞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롯데 전준우(왼쪽), KT 장성우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 야구로 더 알려졌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좋게 봐주셨다는 뜻이라 감사할 뿐이다. 사실 내가 선행을 그렇게 많이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알게 모르게 선행을 많이 하는 분들을 나는 알고 있다. 그래도 내가 좋은 영향력을 끼쳤다면 참 잘했다는 생각은 든다. 내가 무얼 얻으려고 선행한 것이 아니다. 봉사활동이나 기부나 내게 오는 행복감이 더 컸다. 앞으로도 살면서 기회와 여유가 된다면 계속 이어 나갈 생각이다.
▶신인 시절부터 기부나 봉사를 했는데 어떤 마음으로 시작했는지.
-고등학교 졸업하고 프로 지명을 못 받아서 야구를 그만 둘 위기가 있었다. 그런데 동아대에서 나를 보듬어주고 키워주셔서 프로로 향할 수 있었고, 그에 대한 감사함이 너무 컸다. 그렇게 중학교, 고등학교도 내게 너무 잘해주셨으니 나도 후배들을 위해서 기부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봉사활동의 경우 내가 하고 싶었는데 마침 같이하고 싶다는 팬분들이 계셨다. 그렇게 시작했는데 오히려 내가 좋은 기억을 받고 삶의 질이 상승한다고 느끼는 등 얻는 것이 더 많았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현역 시절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로 불렸다. 비슷한 후배들을 위한 조언은?
- 난 내가 야구를 하면서 운동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내가 뭘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남보다 더 열심히 하고 기본에 충실한 것이었다. 할 수 있는 일은 당연하게 할 수 있는 선수가 되는 되자는 생각으로 야구를 했고, 어떻게든 팀이 먼저라는 마음가짐이 있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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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가 11일 수원 KT-롯데전에 앞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사인해주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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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포를 맡은 신본기가 11일 수원 KT-롯데전에 앞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아들의 공을 받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고등학교 때 지명을 받지 못했을 때였다. 그때 나름대로 치열하게 야구를 했는데 결과가 그렇게 나오니까 어린 나이에 많은 좌절감을 느꼈다. 그렇게 그만두고 싶은 순간이 있을 때 부모님, 결혼하고 나서는 우리 가족이 있었기 때문에 힘을 얻었다. 팬분들의 많은 응원도 도움이 됐다.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남고 기억되고 싶은지.
- 야구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선수로 남았으면 좋겠다. 내가 은퇴식 할 정도의 커리어는 못 갖췄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라도 팬분들의 기억에 남고, 야구를 했던 신본기라는 선수라는 선수가 있었다고 기억만 해주셔도 감사할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야구계로 돌아올 생각은?
-지금은 아버지 일을 배우고 있다. 그 외에 부산MBC에서 해설을 맡고 있는데 일단은 지금 하는 일에 충실히 하려 한다. 그라운드는 내가 밟고 싶다고 밟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능력을 많이 갈고닦아 기량을 쌓다 보면 알아주는 팀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팬들에게 마지막 한마디.
-잘할 때나 못 할 때나 응원해주고 손뼉 쳐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 덕분에 내가 13년이란 프로 생활을 잘할 수 있었다. 정말 많은 힘이 됐다. 앞으로도 야구장에서 함께한 추억을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갈 것이다. 이 추억이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데도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평생 감사할 것 같다. 능력이 된다면 또 (야구장에서) 함께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