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우릴 어려워한다" KS 우승 포수가 바라본 한화 12연승, 2023년 8연승-2024년 7연승과 무엇이 달랐나

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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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 등 선수들이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한화이글스 경기 6회초 바뀐투수 오석주를 상대로 연속안타를 만들어내자 환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기자
한화 류현진 등 선수들이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한화이글스 경기 6회초 바뀐투수 오석주를 상대로 연속안타를 만들어내자 환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기자
한화 이글스의 기세가 멈출 줄을 모른다. 과거에도 7연승, 8연승을 한 적은 있지만, 그때와 또 다른 분위기. 한화 베테랑들도 그 점을 인정했다.

한화는 1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릴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3연승에 도전한다.


21세기 들어 처음 보는 한화의 질주다. 한화는 지난 11일 고척 키움전 8-0 승리로 12연승을 내달렸다. 1992년 5월 12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1992년 5월 23일 쌍방울 레이더스전(더블헤더 2차전) 이후 33년, 날짜로는 무려 1만 2041일 만의 12연승이다. 그러면서 27승 13패로 2위 LG 트윈스와 1경기 차 1위다.

사실 한화가 5연승 이상의 연승가도를 달린 건 보기 드문 일은 아니었다. 2023년 8연승(6월 21일 대전 KIA전~7월 1일 대구 삼성전), 2024년 7연승(3월 24일 잠실 LG전~3월 31일 대전 KT전)으로 최근에도 잘 나갔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도 항상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반복하고 하위권으로 처졌었다.

올해도 그런듯했다. 시즌 초반 타선의 부진에 10위까지 추락했었고 한 차례 8연승(4월 13일 대전 키움전~4월 23일 부산 롯데전)을 달리며 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2연패에 빠지고 우승 후보로 꼽히는 KT, LG, KIA, 삼성과 차례로 만나게 되면서 또 한 번 기세가 꺾이는 것이 아닐지 우려를 낳았다.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대 한화 이글스 경기가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한화 선수들이 키움에 8-0으로 승리하며 12연승을 거둔 후 김경문 감독과 하아파이브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대 한화 이글스 경기가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한화 선수들이 키움에 8-0으로 승리하며 12연승을 거둔 후 김경문 감독과 하아파이브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한화 이재원(오른쪽).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재원(오른쪽).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기우였다. 오히려 4월 26일 대전 KT전을 시작으로 악몽의 9연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2007년 이후 18년 만에 단독 1위에 올랐다(정규시즌 30경기 이상 기준). 해당 기간 팀 평균자책점은 1.96으로 2위 SSG의 3.53과 월등한 격차를 보였고, 팀 타율과 OPS(출루율+장타율)도 각각 0.281, 0.780으로 리그 3위로 균형적인 모습을 보였다.

과연 무엇이 달랐을까. 최근 고척에서 만난 이재원(37)은 투·타 밸런스 외에 강팀이란 이미지의 존재를 꼽았다. 이재원은 2006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SK(현 SSG)에 입단해 2023년까지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2008년, 2018년, 2022년)을 이끈 포수. 한화는 이재원이 우승팀의 분위기와 이기는 법을 아는 포수였기에 지난해 그를 데려왔다.

이재원은 "우리가 잘해서 이기는 것도 중요한데 상대방이 우릴 어려워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기를 하다 보면 우리가 잘해서 이길 때도 있지만, 상대가 실수해서 이기는 경우도 정말 많다. 시즌 초반에 상대가 우리를 어려워하는 이미지를 갖추는 게 중요한데, 그런 부분이 지금 잘되고 있다. 과거(연승을 달렸을 때)보다 이 부분 때문에 지금의 연승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상대에게 한화가 까다로운 팀이라는 이미지가 생기면, 우리 선수들은 자신감이 생기고 상대에게는 실수를 유발할 수 있다. 또 감독님이 개인보단 하나의 팀, 조직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선수들도 그 점을 인지하고 한 해, 한 해 경험이 쌓이면서 올해 좋아진 것 같다. 선수들도 확실히 '한 번 해보자'는 의욕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한화 선발투수 폰세가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한화이글스 경기에서 류현진과 수다를 떨고 있다./사진=강영조 기자
한화 선발투수 폰세가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한화이글스 경기에서 류현진과 수다를 떨고 있다./사진=강영조 기자
실제로 한화를 상대하는 구단들은 하나같이 쉽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한 예로 박동원(LG)은 "지금 한화 이글스가 정말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게 사실"이라며 "나는 경기에 나갔을 때 공을 가장 많이 받는 포지션이다. 한화 성적만 계속 보고 있는데, 무섭더라"고 말한 바 있다.

한화 입단 3년 차이자 주장 채은성(35) 역시 10일 고척 키움전 승리 후 "상대 팀에 상관없이 연승 과정에서 접전을 많이 잡아내고 이겨내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선수 개개인이 타이트한 경기도 풀어내는 방법을 찾는 법이 많이 생겼다"며 "올해는 예년과 다른 것 같긴 하다. 이적 첫해에 8연승, 지난해 7연승도 했는데 그때와 분위기가 다르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는 기세로 이긴 것이다. 지금 연승은 우리가 좋지 않고 상대 1, 2, 3선발을 만날 때도 많았는데 그걸 다 이겨내면서 풀어낸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절대 자만은 하지 않는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과거에도 연승을 달리다 하위권으로 처진 경험이 있는 만큼 그들의 목표는 여전히 5강이다. 채은성은 "질 것 같지 않다는 느낌보다 (어떤 상황이든) 따라갈 수 있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투수들이 워낙 좋아서 조금씩 한 점씩 따라갈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며 "우리 목표는 한결같다. 아직 초반이라 분위기가 좋아도 우리에겐 하루하루가 결승전이다. 하루하루 이기려고 노력하고 쌓아가다 보면 기록은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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