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논란→자진사퇴' 박정태는 2군 고문, '경질된 단장'은 팀장 복귀... SSG '의아한 인사' 대체 왜?

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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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가 지난 1월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된 뒤 자진사임했던 박정태 전 감독을 퓨처스 고문으로 선임한 것이 밝혀졌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가 지난 1월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된 뒤 자진사임했던 박정태 전 감독을 퓨처스 고문으로 선임한 것이 밝혀졌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인천 SSG 랜더스가 과거 음주운전 등으로 인해 24일 만에 물러났던 박정태(56) 전 퓨처스(2군) 감독을 고문으로 위촉한 사실이 밝혀졌다.

SSG 구단 관계자는 13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박 고문이 3월부터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인정하며 "내부 직원의 형태가 아닌 외부 위촉 계약"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박 고문을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한 뒤 과거 잘못이 새삼 수면 위로 떠올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자진사퇴를 했던 박정태 전 감독이 퓨처스 고문으로 함께 하게 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SSG는 지난 4일 2군 통합 육성 인프라 전면 리뉴얼 계획을 발표했는데 소프트웨어(시스템/환경)과 하드웨어(시설/인프라) 뿐 아니라 휴먼웨어(프런트/코치/선수)까지도 전면 변화를 주는 장기 육성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차원에서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박정태 고문을 활용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SSG 관계자는 "프로와 아마를 막론하고 육성 관련해 전문가인 것은 분명하다. 선수를 보는 안목도 있다"며 "시즌 종료 후 열릴 2차 드래프트에 대비하고 경기와 선수 관찰, 타 구단 경기 분석, 2군 선수단 교육 등도 담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내부 직원이 아닌 파트너 형식의 동행"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정태.
박정태.
박정태 고문은 현역 시절 13시즌 동안 롯데 자이언츠에서만 뛰며 '악바리'라는 별명에 걸맞은 근성 있는 플레이로 많은 야구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선수였다. 통산 타율 0.296을 기록했고 역대 2루수 중 최다인 5차례(1991, 1992, 1996, 1998, 1999년)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남아 있다.

2004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박 고문은 롯데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5년 미국 오클랜드 애슬래틱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타격 및 주루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12년까지 롯데 자이언츠 타격 코치와 퓨처스 감독도 맡았다.

그러나 이후 스스로 가치를 깎아먹었다. 2019년 음주운전을 한 뒤 버스의 운전을 방해하는 행위를 해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법원은 보호관찰 2년, 사회봉사 160시간까지 명령했다. 더불어 음주운전으로 세 차례나 적발된 사실까지 밝혀지며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이후 유소년 야구 지도에 힘을 썼고 SSG는 지난 1월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했으나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지난해 은퇴 후 구단주 보좌역을 맡고 있는 추신수의 외삼촌이기도 해 둘의 관계가 퓨처스 감독 선임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심 어린 시선까지 생겨났다.

결국 박 전 감독은 자진사퇴를 결정하며 "선임 이후 팬분들과 야구 관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다. 현장으로 복귀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고 이와 관련된 문제로 팬과 구단에 심려를 끼쳐드리고 싶지 않다"며 "향후 낮은 자세로 KBO리그 발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SSG는 지난 1월 박정태 퓨처스 감독의 자진사퇴 후 올렸던 사과문.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는 지난 1월 박정태 퓨처스 감독의 자진사퇴 후 올렸던 사과문.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구단도 공식 사과문까지 냈다. "향후 구단은 KBO리그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업무 전반에 대한 세심한 점검과 개선을 진행하고 특히 팬분들의 눈높이에 맞는 감독 선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다시금 박정태 전 감독을 고문으로 데려오면서 이전의 사과에 대한 진정성에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것만이 아니다. SSG는 2023년 단장을 맡았던 김성용 단장을 스카우트 팀장으로 복귀시켜 논란을 부풀리고 있다. 당시 원클럽맨 김강민을 보호선수로 묶지 않았고 한화 이글스에 빼앗기는 등 이러한 논란 속에 경질됐던 인물인데 스카우트 팀장으로 복귀를 했다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SSG 관계자는 "김성용 스카우트 팀장은 2주 정도 전부터 팀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단장 시절 정준재와 박지환, 송영진, 이로운 등의 드래프트 때 기여를 한 부분이 있었다. 지나고 보니 그 당시 드래프트가 최근 들어 가장 잘 됐다는 판단을 했다"며 "과거 야탑고 감독 시절에도 김하성, 박효준 등 메이저리거들을 키워내기도 했다. 그런 부분을 높게 봤다. 스카우트 팀 4,5명을 보강했는데 팀원급의 보강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SSG 구단 내부에서도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구단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두 분의 복귀 관련해서 갑론을박이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두 분이 각 파트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하다고 판단해 이렇게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SSG 스카우트 팀장으로 복귀한 김성용 전 단장.
SSG 스카우트 팀장으로 복귀한 김성용 전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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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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