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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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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가 14일(한국 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8회 스리런포를 때려낸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
이정후는 14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025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서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정후의 홈런은 팀이 7-4로 앞서고 있는 8회말에 터졌다. 샌프란시스코가 2사 2루 기회를 잡은 가운데, 타석에 엘리엇 라모스가 들어섰다. 여기서 애리조나 벤치는 라모스를 거르며 1루를 채우는 쪽을 택했다. 다음 타자는 이정후. 이 모든 모습을 지켜본 이정후가 대기 타석에 있다가 타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애리조나 투수는 좌완 사이드암 계열의 조 맨티플리였다. 이정후는 서두르지 않았다. 초구 바깥쪽 존 안으로 들어온 싱커를 그냥 서서 지켜봤다. 이어 2구째. 이번에는 더 바깥쪽으로 향한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 걸쳤다. 주심 역시 스트라이크 판정을 선언했다. 순식간에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이정후. 이어 3구째 커브가 바깥쪽으로 크게 빠지며 볼이 됐다.
볼카운트는 2-1. 그리고 4구째. 이정후의 몸쪽 낮은 코스로 78.9마일(127km) 커브가 들어왔다. 이정후는 이를 놓치지 않고 지체없이 힘차게 배트를 휘둘렀다. 타구는 오라클 파크 우측 담장을 향해 시원하게 뻗어나갔다. 이미 오라클 파크는 열광의 도가니. 이정후가 홈구장에서 처음으로 터트린 홈런이었다. 시즌 5호 홈런. 7-4에서 10-4를 만드는 사실상 쐐기포였다. 앞서 이정후는 양키 스타디움에서 3개, 리글리 필드에서 홈런 1개를 각각 쳐낸 바 있다.
이정후의 홈런은 MLB.com 게임데이 중계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101.2마일(162.9km), 비거리는 352피트(107.3m), 발사각은 22도로 측정됐다. 이정후는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팀 동료들과 함께 하이 파이브를 나누며 기쁨을 만끽했다. 더불어 이날 경기가 '코리안 헤리티지 나이트(한국 문화유산의 밤)'로 펼쳐졌기에 그 의미가 더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 맷 채프먼(3루수), 라모스(좌익수), 이정후(중견수), 윌머 플로레스(지명타자), 윌리 아다메스(유격수),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 패트릭 베일리(포수), 크리스티안 코스(2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이 경기 전까지 5승 무패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 중이었던 샌프란시스코 에이스 로비 레이였다.
이에 맞서 애리조나는 케텔 마르테(2루수), 코빈 캐롤(우익수), 랜달 그리칙(지명타자), 에우제니오 수아레즈(3루수), 조쉬 네일러(1루수), 가브리엘 모레노(포수), 루드레스 구리엘(좌익수), 조단 롤러(유격수), 팀 타와(중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이 경기 전까지 6승 2패 평균자책점 3.28을 마크하고 있었던 브랜든 파트였다.
이정후는 팀이 0-3으로 뒤진 1회말 2사 2루 기회에서 첫 번째 타석에 섰다. 그리고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초구 바깥쪽 커브를 잘 골라낸 이정후. 살짝 존에 묻긴 했지만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이어 2구째 바깥쪽으로 더욱 벗어난 커브 역시 가볍게 골라냈다. 3구째는 낮은 존을 파고드는 체인지업이었는데, 이정후가 배트를 헛돌렸다.
볼카운트는 2-1. 이어 4구째 바깥쪽 존에 살짝 걸친 스위퍼가 스트라이크로 선언됐다. 오히려 앞서 초구보다 아주 미세하게 더 빠진 듯했으나,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5구째 한가운데 공에 파울을 친 이정후는 6구째 몸쪽에서 뚝 떨어지는 볼을 잘 골라냈다. 7구째 역시 파울. 결국 8구째 높은 코스로 들어온 94.1마일(151.4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쳤으나 2루 땅볼로 물러났다.
이정후는 팀이 4-3으로 앞선 3회말 선두타자로 두 번째 타석에 섰다. 그리고 특유의 절묘한 배트 기술로 안타를 만들어냈다. 초구 포심 패스트볼이 몸쪽으로 들어오자 이정후가 날카롭게 잡아당겼지만, 1루 쪽 파울이 됐다. 이어 2구째. 바깥쪽으로 낮게 빠지면서 흐르는 체인지업 절묘하게 받아치며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타격 순간, 배트를 한 손에서 툭 놓으며 부드럽게 연결하는 타격 기술이 돋보였다. 하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홈을 밟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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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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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가 14일(한국 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8회 스리런포를 때려내는 순간. /AFPBBNews=뉴스1 |
이정후는 팀이 7-3 리드를 잡은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으나,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이날 경기를 마친 이정후의 올 시즌 성적은 4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8(163타수 47안타) 5홈런, 2루타 11개, 3루타 2개, 27타점 29득점, 11볼넷 22삼진, 3도루(1실패), 출루율 0.333, 장타율 0.472, OPS(출루율+장타율) 0.805가 됐다. 지난 7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6경기 만에 홈런 및 멀티히트 경기에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애리조나를 10-6으로 제압하고 5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25승 18패를 마크한 샌프란시스코는 LA 다저스(27승 15패)를 2.5경기 차로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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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가 14일(한국 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8회 스리런포를 때려내는 순간.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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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오른쪽)가 14일(한국 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8회 스리런포를 때려낸 뒤 윌머 플로레스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