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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최정이 13일 NC전에서 6회말 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데뷔 후 7시즌 동안 20홈런을 넘긴 적이 없었던 최정(38·SSG 랜더스)은 끊임없이 자신만의 타격폼을 찾기 위해 힘썼다. '야신' 김성근 감독(83)의 지도 하에도 자신만의 고집을 꺾지 않았고 결국 KBO 최고의 홈런 타자로 등극했다.
최정은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통산 500번째 홈런을 터뜨렸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2일에야 복귀했지만 10경기 만에 5개의 홈런을 날리는 괴력을 뽐냈다. 2005년 1차 지명으로 입단 후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며 21번째 시즌, 2303경기 만에 500홈런 대업을 달성했다.
첫 11시즌 동안 185홈런, 시즌 당 평균 20홈런을 넘기지 못했다. 그렇기에 더욱 믿을 수 없는 대기록이다. 자신에게 잘 맞는 타격폼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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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500호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도는 최정과 환호하는 팬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이어 "김성근 감독과 있을(훈련할) 때는 시킨 대로 치고 경기에 나가서는 자기 마음대로 쳤다. 그런데 결과가 좋으니까 감독님께서 나중엔 말씀을 안 하시더라"며 "타격 코치할 때도 늘 이야기했지만 누가 만들어준 폼은 그 코치가 떠나거나 슬럼프가 오면 되찾는 데 오래 걸리는데 내가 만든 폼으로 치는 선수들은 꽤 오래 간다"고 전했다.
최정의 이야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최정은 "어릴 때 매니 라미레즈, 미겔 카브레라를 한참 잘할 때 인상 깊게 봤던 게 가볍게 쳤는데도 홈런을 잘치고 타구도 멀리 나가고 해서 힘이 좋은 걸 떠나 메커니즘이 너무 부드러워 보였다"며 "그렇게 해보자고 해서 했는데 그런 터치감을 느꼈다. 그때부터 한 팔도 놓게 됐다. 일본 쪽에선 더 어릴 때 김성근 감독님 시절에 요코하마 홈런 타자 무라타 슈이치, 이와무라 아키노리 등 일본의 3루수들을 동경했다"고 설명했다.
'야신'으로 불리는 명장 김성근 감독의 지도 하에도 타격폼에 있어서만큼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지금의 홈런 타자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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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홈런을 날리고 기념 촬영을 하는 최정.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이전까지 중장거리형 타자에 가까웠던 최정은 2012년 한 단계 발전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최정은 "2012년도 넥센 히어로즈전 강윤구(강리호 개명 전)를 상대로 야구하면서 처음 느껴보는 터치감을 받았다"며 "그게 센터로 홈런이 됐고 그걸 연습하려고 했다. 그때부터 공이 잘 뜨고 넘어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12시즌 전까지 최다 홈런이 20개에 불과했던 최정은 2012년 26홈런, 이듬해 28홈런을 날렸고 이후 두 시즌 부상을 겪었지만 2016년 40홈런, 2017년 46홈런으로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한 단계 더 도약했다.
이미 KBO 최고의 홈런 타자다. 2위인 이승엽 두산 감독은 467개에서 멈춰섰고 박병호(39·삼성·412홈런)와 최형우(42·KIA·401홈런)는 최정보다도 나이가 많은 타자다. 현실적으로 최정의 기록을 넘어설 타자가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최정은 600홈런을 보고 싶다는 동료들의 이야기에 "욕심은 없다. 물론 달성하고 싶은 기록이기는 하다. 올해처럼 부상을 당해서 공백이 많으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기록이라는 게 경기에 출전해야 기회도 찾아오는 것이다. 몸 관리를 더 철저히 잘해야겠다고 느낀다. 600홈런을 치고는 싶은 마음은 있지만 커다란 욕심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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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이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