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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목지훈이 14일 SSG전 승리를 챙긴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아직까지도 목지훈(21·NC 다이노스)는 야구 팬들에게 생소하기만 하다. 오히려 14년 전으로 김성근(83) 감독과 함께 핫초코 광고 영상을 찍었던 한 소년이라는 설명이 더 그를 잘 기억하게 만들 정도다.
이젠 서서히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목지훈은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9구 3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쳐 시즌 2승(1패)을 수확했다.
2023년 4라운드 34순위로 NC에 입단한 뒤 올해까지 6경기에서 1패만 떠안고 있던 목지훈이지만 어느덧 2경기 연속 5이닝을 소화하며 통산 2승을 달성했고 시즌 평균자책점(ERA)도 6.89에서 5.66으로 끌어내렸다.
경기 전 이호준 NC 감독은 "일단 볼넷이 줄었고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며 "또 공이 변하구를 던질 때 어이없이 빠져나가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그게 확실히 줄었다. 변화구가 안 좋은 투수가 아닌데 너무 스핀을 먹이려다가 공이 빠져서 어떨 때는 포수가 못 잡을 정도로 날아가는 공들이 한 두 개씩 나왔는데 지난 경기 때는 그런 투구가 안 나왔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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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지훈이 14일 SSG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이 감독이 생각한 대로 흘러갔다. 목지훈은 최고 시속 148㎞, 최저 140㎞의 직구를 38구 던졌고 슬라이더 25구, 포크볼 15구, 커브 1구를 섞어 5회를 잘 버텨냈다. 팀 타선도 초반부터 힘을 냈고 2경기 연속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목지훈은 "점수가 많이 난 다음에 코치님께서 '0-0이라고 생각해라. 100점이라도 신경 쓰지 마라'고 말씀을 많이 해 주시는데 똑같이 경기에 대입시켰고 저번 경기 좋았던 건 생각 안 하고 마음가짐만 똑같이 하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투구수가 많지 않았기에 6회 등판 욕심도 부려볼 만했으나 목지훈은 "중간중간 위기도 있었고 해서 4회 끝나고 코치님께서도 마지막 이닝이라고 생각하고 올라가 강하게 던져보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감독의 칭찬이 무색하게 이날 볼넷을 4개나 허용했다. 목지훈도 "결과로만 보면 괜찮지만 운 좋게 점수를 안 줘서 그렇지 승리는 했지만 마냥 좋아할 경기는 아닌 것 같다"며 "저 혼자 흔들린 것 같다. 제구가 안 들어가서 힘 빼고 (존에) 넣으려고 하니까 더 안 들어갔다. 그럴 때 오히려 세게 던져야 한다는 얘기들을 많이 들었었는데 그걸 오늘 직접 느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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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김성근 감독(오른쪽)과 목지훈이 함께 촬영한 광고의 한 장면. /사진=광고화면 갈무리 |
2연승을 거뒀음에도 만족을 모른다. "퍼펙트게임은 해야지 만족할 것 같다. 노히트노런도 어쨌든 볼넷을 준다는 것이니까"라며 "선발 투수니까 편하게 이닝을 먹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김성근 감독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목지훈은 14년 전 한 광고에서 김성근 감독과 함께 출연했는데 2023년 2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김 감독은 프로에 입단한 목지훈과의 일화를 소개했고 둘이 재회하는 장면까지 나오며 화제가 됐다.
목지훈은 "1승 한 뒤 전화를 드렸다. 먼저 건강에 대해서 여쭤봤는데 잘 지내고 있다고 하셨다"며 "데뷔 첫 승 해서 생각나서 연락 드렸다고 했더니 '잘했고 축하한다. 앞으로도 파이팅 하자'고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목표보다는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전반기 목표라고 정해둔 건 없고 경기에 나갈 때마다 더 나은 경기를 하자는 생각"이라며 "팬분들께도 다음에 또 나온다고 하면 기대할 수 있게 하고 싶은 생각이었다. 민동근 (전 스카우트팀) 팀장님께서 7승만 하라고 하셨는데 10승은 부담될까봐 그러신 것 같다. 승리는 많이 할수록 좋다. 팀이 그만큼 이겼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당찬 포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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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전 투구를 하는 목지훈.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