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비거리 131.6m' 신인왕 후보 ML급 괴력, 정작 단장-감독이 꼽은 '베스트 툴'은 따로 있다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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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안현민이 지난 14일 포항 삼성전 6회초 원태인을 상대로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KT 안현민이 지난 14일 포항 삼성전 6회초 원태인을 상대로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KT 안현민이 지난 1일 잠실 두산전 9회초 김택연을 상대로 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KT 안현민이 지난 1일 잠실 두산전 9회초 김택연을 상대로 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올 시즌 극심한 타격 침체에 시달리는 KT 위즈에 구세주가 나타났다. 바로 '터미네이터' 안현민(22)이다.

안현민은 지난달 29일 1군 콜업 후 KBO 리그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일단 걸리면 넘어간다. 시작부터 센세이셔널했다. 안현민은 KT가 1-3으로 지고 있는 5월 1일 잠실 두산전 9회초 1사 1루에서 지난해 신인왕 김택연의 시속 150㎞ 직구를 통타해 그대로 중앙 담장을 넘겼다. 시속 171㎞를 날아가 극적인 3-3 무승부를 이끄는 비거리 130m의 초대형 동점 투런포였다.


이후 안현민의 차력쇼는 계속됐다. 홈으로 돌아온 2일 수원 키움전에서는 메이저리그(ML) 경력의 케니 로젠버그와 신인 윤현에게 각각 비거리 130m, 125m 아치를 그렸고, 4일 수원 키움전에서는 박윤성에게 비거리 140m 대포로 스윕을 이끌었다. 리그에 이름을 알린 선발 투수들에게도 연거푸 피홈런의 아픔을 안겼다. 10일 수원 롯데전에서는 나균안에게 145m 초대형 홈런을 치더니, 14일 포항 삼성전 원태인에게는 장외 홈런의 충격을 선사했다. 시속 176.5㎞의 타구 속도로 날아가는 홈런 타구에 지켜본 모두가 어안이 벙벙할 정도.

그렇게 뽑아낸 6개 홈런의 평균 비거리가 131.6m다. KT 이강철 감독에 따르면 평균 타구 속도가 시속 170㎞를 가볍게 넘기는데, 이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나 흔히 볼 수 있는 수치다. 괴력을 앞세운 안현민은 15경기 타율 0.370(54타수 20안타) 6홈런 17타점, 출루율 0.433 장타율 0.815 OPS(출루율+장타율) 1.248을 기록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프로 입단 당시만 해도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임호초(김해리틀)-개성중-마산고를 졸업한 안현민은 장타가 아닌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빠른 발로 주목받은 포수 유망주였다. KT는 그를 포수가 아닌 타격에 초점을 맞췄고, 2022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8순위로 지명해 곧장 외야수로 전환했다.


2022년 신인 시절 안현민. /사진=KT 위즈 제공
2022년 신인 시절 안현민. /사진=KT 위즈 제공
2022년 신인 시절 안현민. /사진=KT 위즈 제공
2022년 신인 시절 안현민. /사진=KT 위즈 제공
KT 나도현 단장은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우리는 안현민을 포수보단 배팅 능력을 보고 뽑았다. 마산고 당시 안현민은 포수 하면서 도루하는 4번 타자였다. 포수로서는 송구가 조금 아쉬웠지만, 가지고 있는 툴이 많았기에 포지션만 바꿔주면 성공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입단 당시 1군에서 활용될 여지는 적어서 군대도 전략적으로 일찍 보냈다"고 설명했다.

육군 취사병으로 복무한 안현민은 체격을 키웠으면 좋겠다는 KT 구단의 바람과 본인의 의지에 따라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고 성공을 거뒀다. 나도현 단장은 "우리 구단은 기본적으로 투수든 타자든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늘 강조한다. (안)현민이 같은 경우는 고등학교 때도 몸이 탄탄했는데, 영양학적으로 접근하고 웨이트 트레이닝 시간을 늘려주니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이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지난해 전역한 안현민은 퓨처스리그 29경기 타율 0.292(89타수 26안타) 4홈런 15타점 OPS 0.939로 힘이 붙은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에는 더욱 일취월장해 19경기 타율 0.426(68타수 29안타) 5홈런 OPS 1.270으로 퓨처스리그를 초토화했다.

연일 괴력이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단장과 감독이 꼽은 안현민의 베스트 툴은 따로 있었다. 나도현 단장은 "타고난 천재급 선수가 아니면 야수가 1군에 이렇게 적응하기 쉽지 않은데, 안현민은 기본적으로 선구안이 좋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이 있는 선수였고 변화구를 공략할 줄 알았다. 콘택트 능력도 갖춘 데다 파워와 배트 스피드를 더해, 타석에서 전략을 잘 가져간다. 1군에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이유는 선구안이 크다고 본다"고 높게 평가했다.

KT 안현민. /사진=KT 위즈 제공
KT 안현민. /사진=KT 위즈 제공
KT 안현민. /사진=KT 위즈 제공
KT 안현민. /사진=KT 위즈 제공
이강철 감독의 의견도 같았다. 이 감독은 16일 잠실 LG전이 우천 취소된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안)현민이가 제일 좋은 점이 눈이 좋다는 것이다. 삼진이 거의 없고 타구 속도가 워낙 빠르다. 그렇다 보니 어떻게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면 상대 실책이 나오고 (야수 사이로) 빠져나가기도 한다. 그게 정말 매력적"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보통 홈런 타자들은 헛스윙이 많은데, 지금까지 현민이는 그 비율이 많이 떨어진다. 또 지금 상대하는 투수들은 다 처음 보는 선수들이다. 지난 주중 경기에서도 백정현, 후라도, 특히 원태인 같은 좋은 투수들에게 홈런을 쳤는데 이 정도면 괜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어린 선수답지 않은 클러치 능력도 안현민의 풀 시즌 활약을 기대케 하는 이유다. 남다른 퍼포먼스에 이강철 감독은 재콜업 4경기 만에 안현민에게 4번 타자 자리를 내줬다. 이번 주중 포항 3연전에서는 3번까지 꿰찼고, 클린업 타순에서도 성과를 내면서 어느새 팀 내 타점 3위, 홈런 공동 1위에 올랐다.

이 감독은 "(안)현민이는 풀스윙해도 불안하지 않다. 하체가 안정돼서 딱 쳐도 자세가 잡혀 있다. 그래서 한 번씩 노리고 돌려도 헛스윙이 아니라 파울이 된다. 파울이 되면 다치지 않는다"면서 "타선에서 현민이에게 (견제가) 슬슬 집중되니까 부담이 갈 법도 한데, 생각보다 멘탈이 세더라. 그걸 이겨내면서 잘하는 걸 보면 스타성도 있는 것 같다"고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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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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