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사령탑의 극찬, '타율 0.429' 대체불가 9번 타자가 된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 글자크기조절
LA 다저스 김혜성이 16일 애슬레틱스전에서 주루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LA 다저스 김혜성이 16일 애슬레틱스전에서 주루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개막 후 한 달이 훌쩍 지난 뒤에야 빅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여전히 입지는 불안했지만 사령탑이 전폭적인 신뢰를 나타낸 뒤 김혜성(26·LA 다저스)은 더 높게 날아올랐다.

김혜성은 16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9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3안타 2볼넷 1도루 2타점 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전날 홈런을 터뜨린 김혜성은 2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라는 믿음을 나타낸 사령탑의 신뢰에 완벽히 부응했다.

이로써 김혜성은 시즌 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429(28타수 12안타) 1홈런 3도루 5타점 9득점, 출루율 0.467, 장타율 0.571, OPS(출루율+장타율) 1.038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3+2년 최대 2200만 달러(307억원)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김혜성은 스프링 캠프에서 호평을 받았으나 빅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적응하기 위해 바꾼 타격폼 적응에 애를 먹으며 결국 마이너리그에서 시즌 개막을 맞이했다.


김혜성이 애슬레틱스전 득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혜성이 애슬레틱스전 득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성적이 좋았을 때도 쉽게 빅리그 콜업을 받지 못했던 김혜성은 토미 에드먼의 부상으로 인해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지난 4일 콜업된 김혜성은 6일 마이애미 말린스전부터 4경기 연속 기회를 잡았으나 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한 뒤 다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에드먼이 복귀하면 다시 트리플A로 돌아가야 할 신세인 것처럼 보였으나 기회가 왔을 때마다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번 애슬레틱스와 시리즈가 변곡점이 되고 있다. 첫 경기에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다가 한 타석만 기회를 얻었던 김혜성은 15일 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MLB 데뷔 첫 홈런과 함께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날아올랐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우리는 그가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그를 데려오길 바랐다"며 "에드먼과 테오스카가 복귀하면 몇 가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김혜성의 경기력과 플레이스타일은 입지를 굳건히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음을 나타냈다.

2경기 연속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김혜성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팀이 3-2로 앞선 2회말 1사 1루에서 많은 팬들의 환호 속에 첫 타석에 들어서 1-2루 간을 가르는 깔끔한 우전 안타를 날렸다.

홈런을 날린 오타니(오른쪽)가 김혜성과 서로를 존중하는 의미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홈런을 날린 오타니(오른쪽)가 김혜성과 서로를 존중하는 의미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김혜성이 3루까지 보낸 달튼 러싱은 오타니 쇼헤이의 우익수 희생플라이에 홈까지 파고 들었다. 이후 무키 베츠의 타석에서 김혜성은 과감히 2루를 파고 들었다. 시즌 3번째 도루 성공. 베츠의 좌전 안타가 나오며 김혜성은 득점까지 해냈다.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선 2사 1,2루에서 과감히 초구를 공략했고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렸다. 이어 오타니의 스리런 홈런이 나왔고 멀티히트를 작성한 김혜성은 다시 한 번 득점을 기록했다.

4회말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빅리그 데뷔 첫 볼넷을 골라내 걸어 나갔다. 6회에도 다시 한 번 볼넷을 골라냈다.

이미 데뷔 최다 출루 경기를 달성한 김혜성은 점수 차가 크게 벌어져 포수 조니 페레다가 마운드에 오른 8회 무사 1,2루 다섯 번째 타석에서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진 뒤 관중석으로 넘어가는 인정 2루타를 날렸다. 주자 한 명이 홈을 밟았다. 미겔 로하스의 안타로 3루까지 달린 김혜성은 맥스 먼시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다시 한 번 홈을 밟았다.

다재다능한 9번 타자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홈런을 날린 전날보다도 더욱 인상적인 활약이었다. 3출루 경기도 없었던 김혜성은 5출루 활약을 펼치며 4득점하며 팀의 19-2 대승에 일조했다.

홈런을 날린 아웃맨(오른쪽)과 김혜성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홈런을 날린 아웃맨(오른쪽)과 김혜성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특히나 1번 타자 오타니와 연결되는 타자로서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발 빠른 김혜성의 출루는 상대팀에 도루 및 추가 진루에 대한 부담감을 안겼고 이는 보다 많은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더불어 오타니 타석으로 기회를 넘기지 않기 위해서는 김혜성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김혜성도 더 적극적으로 타석에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돼 서로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겼다.

다저스네이션에 따르면 경기 후 로버츠 감독도 만족감을 크게 나타냈다. 활약한 선수들을 하나하나 언급했는데 김혜성의 이름도 빠지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은 경기 내내 출루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현지 취재진이 발 빠른 김혜성의 출루 본능과 이러한 점이 오타니의 타점 생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지를 묻자 "하위 타선에서 연결해주지 못하면 상위 타선에 기회가 생기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선 오타니를 상대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주자가 없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최근 김혜성으로 인해 항상 주자가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그로 인해 경기 흐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김혜성은 빠르기 때문에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며 "도루도 가능하고 1루에서 3루까지도 갈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이 상위 타선에 기회를 열어주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 가지 걱정은 김혜성의 손이었다. 도루 과정에서 베이스 커버에 들어온 상대 발에 왼손을 부딪혀 통증을 호소했는데 X-레이 촬영결과 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가 슬라이딩을 했고 뒤에서 막는 상황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X-레이를 찍어봤고 다행히 이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혜성(오른쪽)이 도루를 성공시킨 뒤 왼손에 통증을 호소하자 스태프에 방문해 몸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혜성(오른쪽)이 도루를 성공시킨 뒤 왼손에 통증을 호소하자 스태프에 방문해 몸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기자 프로필
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스포츠의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