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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서.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한화는 지난 1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SSG 랜더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엄상백(29)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 베테랑 우완 투수 이태양(35)을 등록했다.
엄상백의 계속된 부진 탓이다. 엄상백은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최대 78억 원 FA 계약을 체결하고 한화로 이적했다. 많은 이닝이팅을 기대받았으나, 현재까진 8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6.68, 32⅓이닝 28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82, 피안타율 0.323으로 만족스럽지 않다. 지난 15일 대전 두산전에서도 2이닝 5실점으로 올 시즌 최소 이닝을 소화하고 강판당했고, 이것이 마지막 기회였다.
잠시간의 아쉬운 이별과 함께 반가운 소식도 들렸다. 황준서가 1군 선수단에 합류, 동행 중이라는 소식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엄상백의 다음 등판 차례였던 울산 NC전에서 그 빈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크다. 황준서에게는 긴 기다림 끝에 1군 기회다.
황준서는 면일초(중랑구리틀)-상명중-장충고 졸업 후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특급 신인이다. 장충고 시절 최고 시속 150㎞의 빠른 공에 뛰어난 스플리터를 장착해 KBO 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좌완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데뷔 시즌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36경기 2승 8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8, 72이닝 70탈삼진을 마크했다.
KBO 등록 기준 키 185㎝ 체중 78㎏의 황준서는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좌완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근력을 늘리면 더 빠른 평균 구속과 풀 시즌을 뛸 수 있는 체력을 갖춰, 향후 한화의 1선발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돌아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8)도 그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일본 오키나와 미니캠프에 데려갈 정도였다. 류현진은 지난 1월 황준서를 포함한 7명의 후배를 데리고 일찍 몸을 만들었고, '황준서 살찌우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살이 찌지 않는 사람에게 증량은 다이어트만큼 힘든 법. 좀처럼 몸무게는 늘지 않았고 겨우내 밸런스도 잡히지 않으면서 개막 엔트리 승선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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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서.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그 노력이 최근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 일주일 간격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차츰 이닝을 늘리더니 4월 중순부터는 곧잘 6이닝을 넘겨 선발 투수로서 구색을 갖추고 있다. 한화 퓨처스팀은 지난달 20일 익산 KT전을 시작으로 13연승을 달리고 있는데, 황준서도 그 기간 3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기여하고 있다. 시즌 성적은 8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4.35, 41⅓이닝 41탈삼진으로 퓨처스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3위를 마크 중이다.
증량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황준서였다는 걸 떠올린다면 한화 팬들의 기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의 주목을 받았던 장충고 2학년 때는 스카우트로부터 "볼도 빠른데 스플리터가 살벌하다. 로케이션도 훌륭하다"고 높이 평가받았다. 3학년 시절 '퓨처스 스타대상' 수상자로 선정될 당시, 선정위원회로부터 꾸준함에서는 김택연(20·두산)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준서가 한화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줄 지도 관심사다. 4월 26일부터 1992년 이후 33년 만에 12연승을 달리며 단독 1위까지 탈환했던 한화는 주중 두산과 홈 3연전 스윕패로 제동이 걸렸다. 13일 6이닝 1실점(0자책)의 류현진을 제외하면 믿었던 선발진이 차례로 무너진 것이 컸다.
주말 3연전에는 SSG 랜더스를 만나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을 내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황준서의 등판은 다음 주중 울산 NC 원정 3연전이 유력한 가운데, 전체 1번 유망주가 엄상백의 공백을 잘 메울 수 있을지 한화 팬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