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SBS |
![]() |
/사진=SBS |
17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6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귀궁'(극본 윤수정, 연출 윤성식) 9화는 최고 시청률 11.4%, 전국 10.7%, 수도권 10.0%로 마의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 한 번 경신했다. 특히 채널 경쟁력과 화제성을 가늠하는 핵심지표인 2049 시청률은 3.1%를 기록하며, 금요일에 방송된 전체 프로그램 2049 시청률 1위를 수성했다.
9회 방송에서는 강철이(육성재 분)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던 여리(김지연 분)의 할머니 넙덕(길해연 분)이 이정(김지훈 분)의 부친인 선왕에게 빙의한 팔척귀를 천도하려다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남과 동시에, 충격적인 진실이 몰고 온 후폭풍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풍산(김상호 분)은 '흑막' 김봉인(손병호 분)에게 여리가 넙덕의 손녀라는 것과 이무기가 여리의 곁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 나아가 검서관 윤갑(육성재 분)의 몸에 이무기가 빙의해 있다는 사실을 모두 알렸다. 사실 김봉인은 염매(어린아이를 굶겨 죽여 귀신을 부리는 주술)로 먹고살던 풍산을 수하로 들여 팔척귀를 이용해 왕가를 무너뜨리려 한 장본인이었고, 넙덕이 선왕(송재희 분)에게 빙의한 팔척귀를 천도하려다 풍산의 계략으로 안타까운 죽임을 당했던 것이었다. 이에 '넙덕의 핏줄'이라는 말에 크게 놀란 김봉인은 서슬 퍼런 눈빛을 빛내 긴장감을 치솟게 했다.
반면 여리는 그동안 할머니의 죽음에 대해 쉬쉬한 이정과 왕가에 큰 상처를 받고, 이정에게서 등을 돌렸다. 혼란스럽고 서글픈 상황에 괴로워하던 여리는 강철이와 마주했고, 그동안 강철이가 모든 오해를 떠안고도 해명하지 않은 이유를 다그쳐 물었다. 이에 강철이는 "너는 고작 열세 살이었다. 제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나이였지. 헌데 천지분간 못하고 팔척귀한테 먹혀버린 넙덕 구한다고 나선다면 어찌 되었겠느냐"라고 털어놓았고 여리는 말없이 주저앉아 엉엉 울어버렸다.
상처받은 여인의 마음을 어찌 달래주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던 강철이는 비비(조한결 분)에게 여리를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비비는 여리보다 강철이의 상태가 더 걱정했다. 인간의 몸에 갇혀 있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신력이 약해진 강철이 영영 승천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 그런데도 여리를 쫓아다니는 편이 둘 사이를 찢어 놓기에 용이하다고 여긴 비비는 강철이의 뜻에 따라 여리의 곁을 지켰고, 궁궐 한 켠에서 여리가 수살귀 옥임(송수이 분)과 고민 상담하는 모습을 목격하며 여리도 강철이에게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여리가 걱정돼 어쩔 줄 몰랐던 강철이는 급기야 이정에게 코칭을 받아 웃음을 자아냈다. 인간 사내의 마음을 배워가는 강철이의 모습을 흥미롭게 보던 이정은 "그저 따뜻이 안아주고, 마음을 다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라 조언했다.
한편 궁궐 내에서 은밀한 행보를 이어가던 김봉인은 검서관 윤갑의 몸에 빙의한 강철이 그리고 여리의 존재를 제 눈으로 확인했다. 또 이정이 노비개혁이라는 대업을 이루고자, 용담골에서 낙향 생활을 하고 있는 최원우(안내상 분)를 좌의정에 앉히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직접 칼을 빼 들었다. 김봉인은 강철이를 여리에게서 떼어놔 여리를 제거하려는 심산으로 병조판서 곽상충(윤승 분)과 공모했고, 풍산을 이용해 대비(한수연 분)를 휘둘러 최원우의 입궐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대비가 '광암문집'이라는 의문의 서책을 언급하며 최원우를 압박하고, 책 내용이 세상에 알려질 것을 두려워한 최원우가 대비의 뜻에 따르기로 결정해 '광암문집'이 감추고 있는 비밀이 무엇일지 궁금증을 높였다.
최원우의 낙향을 시작으로 김봉인의 섬뜩한 계략이 하나 둘 실행됐다. 곽상충이 보낸 괴한들에게 영금(차청화 분)이 납치를 당한 것. 이 사실을 알 리 없는 윤갑의 집에서는 강철이와 여리의 애정 싸움이 벌어졌다. 귀향을 앞둔 인선(신슬기 분)이 떠나기 전 윤갑을 만나러 오는 바람에 여리가 강철이와 인선의 관계를 오해하고 질투했고, 여리로 인한 가슴앓이로 배알이 뒤틀린 강철이 역시 보란 듯이 여리의 질투심을 자극하며 티격태격 냉전이 펼쳐졌다.
그도 잠시, 강철이와 여리가 각각 위기에 처해 긴장감을 높였다. 여리는 김봉인의 안경 의뢰를 받고 홀로 출장에 나섰다가 괴한의 습격을 받았고, 같은 시각 강철이는 영금을 납치했다는 서신을 받았다. 강철이는 자신과는 상관없는 인간의 일이라고 생각해 사건에 개입하지 않으려 했지만, 어느새 영금에게 정이 붙어버린 강철이는 자신을 붙드는 인선의 마음을 차갑게 거절하고 영금을 구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여리는 강철이의 부탁으로 자신을 쫓아다니던 비비의 도움으로 괴한들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다. 반면 영금이 감금된 곳에서 곽상충 일당과 마주한 강철이는 탁월한 무예로 곽상충의 부하들을 섬멸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곽상충 본인에게는 통하지 않았는데, 이유인즉슨 곽상충이 풍산에게 받은 '이무기 쫓는 부적'을 품고 있었기 때문. 신력이 통하지 않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강철이는 속수무책이었고, 때마침 강철이를 돕기 위해 온 비비로 인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같은 시각 괴한들에게 쫓기던 여리 역시 때마침 궐 밖 행차를 했던 이정과 내금위 군관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날 밤, 각자 사지를 건너 집에 돌아온 강철이와 여리는 몸과 마음 모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로 마주했다. 이때 여리의 다친 상처를 본 강철이는 여리를 치료해 주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이때 강철이의 손을 뿌리친 여리는 꾹꾹 눌러왔던 속마음을 터뜨렸다. 여리는 "내가 지금 제일 미치겠는 게 뭔 줄 알아? 할머니는 지금도 팔척귀 그놈한테 잡혀서 고통받고 계실 텐데. 그리 허망하게 가신 게 이리 가슴 아파 죽겠는데. 그런데도 내 마음 깊은 곳에선 네가 우리 할머니 그리 만든 게 아니라 정말 다행이라고. 그 생각부터 먼저 들었다는 거야. 너한테 이렇게 끌리는 게 더는 죄스럽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나 같이 나쁜 년이 또 어디 있어"라며 죄책감의 눈물을 터뜨렸다. 한편으론 강철이를 향한 뜨거운 고백이기도 한 여리의 한 마디에 강철이는 여리의 눈물을 닦아주며 애틋한 입맞춤으로 여리를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