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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민석이 17일 잠실 LG 더블헤더 1차전에서 4안타로 팀 승리를 이끈 뒤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2013년 창단한 KT 위즈는 2015년 KBO리그 1군 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막내 구단이다. 한정된 선수 풀에서 시작된 탓에 다른 구단을 거쳐 온 선수들이 많았다.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한 어린 선수들은 확립되지 않은 팀 컬러에 좌충우돌 프로 생활에 적응해갔다.
하지만 2019년 이강철(59) 감독 부임 후 탄탄한 수비와 높은 마운드를 바탕으로 2020년부터 5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향하는 강팀으로 거듭났다. 2021년에는 두산 베어스를 꺾고 창단 첫 한국시리즈 제패 및 정규시즌 1위를 묶어 통합 우승을 해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메인 스토리를 만드는 선수들도 생겨났다. 윌리엄 쿠에바스, 멜 로하스 주니어 등 KT에 애정을 드러내는 장수 외인이 탄생했고, 고영표, 강백호 등 KT에서 성장해 태극마크까지 다는 자랑스러운 프랜차이즈 스타도 발굴했다.
여기에 무명의 선수들이 하루하루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면서 막내 구단 KT의 스토리텔링을 풍부하게 하고 있다. 17일 잠실 LG 트윈스와 더블헤더를 통해서도 2명의 선수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KT 팬들의 진심 어린 응원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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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민석이 17일 잠실 LG 더블헤더 1차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한 경기 4안타는 그가 지난 프로 6년간 1군에서 친 안타와 같은 개수였다. 박민석은 장충고 졸업 후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41순위로 KT에 지명됐다. 하지만 2020년 어깨 탈구를 시작으로 부상 및 재활로 커리어가 꼬였다. 2021년 사회복무요원으로 2022년까지 복무했으나, 지난해까지 주로 대수비, 대주자로 출전해 27경기 19타석 출장에 그쳤다. 안타도 4개가 전부.
2019년 데뷔시즌 이후 처음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올해, 조금 더 많은 출전이 기대됐다. 내야진 세대교체를 천명한 시즌이었고 그렇게 시즌 4번째 경기 만에 첫 선발로 나섰다. 2023년 5월 19일 수원 두산전 이후 728일만, 커리어 2번째 선발 출전이었다. 6년간 쳤던 4안타를 한 경기에 몰아쳤으니, 그 심정이 남다른 건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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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민석이 17일 잠실 LG 더블헤더 1차전에서 3루에 도달한 뒤 미소 짓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이어 "첫 타석에서 삼진 아웃을 당하고, 내가 직구에 배트를 내는 타이밍이 늦다고 생각했다. 그다음 타석부터 존 안에 들어오는 공을 과감하게 치려고 했다"며 "퓨처스리그 코치님들은 성적에 연연하지 말라고 해주신다. 퓨처스리그는 실패의 자유가 있는 곳 같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며 1군 기용을 준비해 왔다"고 덧붙였다.
오랜 기다린 끝에 1군에서 빛을 보게 해준 코치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박민석은 "김태균 퓨처스 감독님과 이성열 코치님, 유한준 코치님과 타격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주루에 장점이 있으니 누상에 나가서 빠른 발을 활용할 수 있게 나만의 타격을 찾으라고 하셨다. 많은 지도 덕분에 오늘 생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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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 /사진=KT 위즈 제공 |
나이 불문 야수들의 맹활약에 더블헤더 1차전 종료 후 이강철 감독도 "타선에서 박민석이 개인 한 경기 최다인 4안타를 기록하며 뛰어난 활약을 했다. 또 베테랑 황재균과 김상수가 좋은 콘택트로 중요한 상황에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김상수는 "실전에 뛰지 않았던 기간이 있었기에 포항(5월 15일 삼성전)에서는 적응하는 과정이었다. 오늘(17일)은 적극적인 타격으로 콘택트에 집중하려고 했다. 무엇보다 내가 복귀한 후에 좋은 결과로 팀이 승리했다는 것이 기쁘다. 아팠던 부위도 이젠 괜찮고, 다시 폼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팀이 더 이길 수 있도록 빠졌던 만큼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