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성 없었다지만 '징계 무시한 꼴' 광주, 축구협회가 '방패막' 나선다... 칼자루는 FIFA와 AFC에게로

박건도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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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광주FC.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KFA) 제공
이정효 광주FC.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KFA) 제공
촌극이다. 아마추어 행정으로 갈 길 바쁜 축구계가 혼란에 빠졌다.

광주FC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2023년 영입한 외국인 선수 아사니(알바니아)에 대한 연대금 미납으로 선수 등록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한 구단은 겨울에 이적을 진행했고, 10명의 선수를 등록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6일 오후 현 상황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축구협회는 "본 사안은 고의성이 없는 행정 실수로 인해 발생한 사고다. 지금까지 진행된 경기에 출전한 광주 소속의 해당 선수(겨울 합류)들을 무자격 선수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밝혔다.

광주를 두둔한 셈이다. 축구계에 따르면 광주는 FIFA의 징계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한 채 이적과 선수 등록을 마무리했다. 해당 담당자가 징계 공문을 발송 받을 당시 휴직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초 징계 공문은 KFA를 거쳐 광주 구단에 전달됐지만, 이를 열람하지도 않았다. 광주의 황당한 아마추어 행정에 축구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징계 절차를 어긴 광주는 FIFA에 늦게나마 연대기여금을 납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수 등록 업무를 진행하는 축구협회도 이번 사태의 책임을 일부 물을 수밖에 없다. 축구협회는 "협회 행정 절차상의 미숙함으로 K리그 현장에 혼란이 야기되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고개를 숙이면서도 "다만 지난 경기 결과를 번복하기 보다는 결과를 인정해 귀책사유가 없는 선수들의 출전 자격을 보장하고 대회와 리그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FC 선수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광주FC 선수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사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사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징계 기간 이적과 선수 등록까지 마친 광주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도 참가했다. 16강에서는 비셀 고베(일본)를 격파하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펼쳐지는 결선 토너먼트까지 향했다.

AFC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2에서 한 구단은 징계 선수의 출전으로 몰수패 징계까지 받은 바 있다. 산프레체 히로시마는 라이언 시티(태국)와 8강 1차전 당일 6-1로 승리했지만, 부정 선수 출전이 추후 확인되며 해당 경기 몰수패(0-3 패) 처리를 받았다. 심지어 히로시마의 공식 성명문에 따르면 구단은 ALC2 8강 참가 금액 절반 회수라는 추가 징계까지 받아 8만 달러(약 1억 6000만 원)를 수령하지 못했다.

광주를 상대했던 해외 구단이 이번 사태를 파악한다면, 앞선 경기 결과에 대한 조정도 요청할 법하다.

칼자루는 FIFA와 AFC가 쥐었다. 상위 기관인 AFC와 FIFA의 추후 징계 가능성에 대해 축구협회는 "협회의 이번 판단은 FIFA 및 AFC의 징계 가능성과 무관하다"며 "이미 협회는 FIFA와 AFC 관계자들에게 관련 사실에 대한 질의를 진행했다. '고의성 없는 행정 실수'임을 강조하고 적극적인 추가소명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사실상 귀책사유가 일부 있는 축구협회가 광주의 방패막 노릇을 하게 된 셈이다.

더불어 축구협회는 "리그의 가치 제고와 신뢰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이 같은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프로축구연맹 및 구단 등 유관기관과의 의사소통 절차와 업무 프로세스를 보다 체계화하고 재발 방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아사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사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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