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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가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와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 1회초 1사에서 브렌트 루커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이정후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3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지난 12일 미네소타 트윈스전부터 시작된 안타 행진이 5경기에서 중단되면서 시즌 타율은 0.289에서 0.282, OPS(출루율+장타율)는 0.818에서 0.800으로 소폭 떨어졌다. 샌프란시스코는 연장 10회말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1-0 진땀승을 거뒀다. 2연승을 거둔 샌프란시스코는 27승 19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LA 다저스와 2경기 차 3위에 머물렀다.
이정후는 뛰어난 호수비로 오클랜드에 흐름이 넘어가는 걸 막으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1회초 1사에서 오클랜드의 브렌트 루커는 샌프란시스코 선발 랜던 루프의 한가운데 실투를 때려 중앙 담장 끝까지 가는 대형 타구를 생산했다. 시속 111.7마일로 393피트를 날아간 이 타구는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기대타율이 0.970으로 안타 확률이 97%에 달하는 '사실상' 2루타성 타구였다.
그러나 이정후는 타구가 맞는 즉시 뒤로 달리며 정확한 타구 판단을 보여주더니, 자신의 머리 위로 날아오는 공을 끝까지 지켜보고 정확히 낚아챘다. 지난해 담장에 부딪혀 시즌 아웃되는 큰 부상을 경험했음에도, 그에 대한 트라우마가 없는 듯 담장에 살포시 안기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타일러 소더스트롬의 날카로운 중견수 방면 2루타가 나와 이정후의 호수비는 더 빛을 발했다. 이날 양 팀 선발 투수들이 각각 루프가 6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루이스 세베리노가 6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의 무실점 호투로 용호상박의 피칭을 보여줬다는 걸 떠올린다면 선제점을 막은 것은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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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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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지난 2월 18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가 이정후와 나란히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지난 2월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야스트렘스키는 "이정후는 내게 수비할 때 항상 침착하라고 한다. 그는 정말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는데 연습 때와 경기 때 차이를 전혀 느낄 수 없다. 많은 선수가 실전에서 외야에 나가면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정후는 항상 차분하다"며 "이정후는 타구 판단 능력이 뛰어나다. 타구를 읽는 감각이 좋고 한번 판단을 내리면 그것에 확신을 갖고 움직인다. 난 그가 중견수에서 아주 좋은 활약을 펼칠 거라 믿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치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미국 야구 통계 매체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수비 범위는 메이저리그 전체 상위 23%에 속한다. 어깨도 상위 13%로 인정받고 그 가치는 상위 11%로 인정받고 있다. 적어도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의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는 뜻이다.
팬그래프 및 각종 야구 관련 매체에 통계 자료를 제공하는 미국 통계 전문 업체 SIS(Sports Info Solutions) 역시 이정후의 수비가 눈에 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달 SIS는 "샌프란시스코 중견수들은 2024년 메이저리그 어느 팀보다도 최악의 DRS(Defensive Run Saved·수비수가 얼마나 많은 실점을 막아냈는가를 측정한 지표)를 기록했다. 사실 어느 포지션이든 최악의 수비력을 보여준 팀이 샌프란시스코"라고 짚었다.
이어 "하지만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정후는 건강을 되찾은 뒤 지난해 마이너스였던 샌프란시스코의 DRS를 플러스로 만들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이정후의 긍정적인 효과를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