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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부산 KCC 이지스 감독. /사진=KBL 제공 |
KCC는 19일 "제6대 감독으로 이상민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2028년 5월까지 3년이다"고 발표했다.
이상민 감독은 지난 1995년 KCC의 전신인 현대전자 농구단에 입단했다. 상무 농구단을 거쳐 대전 현대전자 다이냇-전주 KCC로 구단명이 바뀌는 동안 2007년까지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다. 그 사이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1998~2000년)와 3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1997~98, 1998~99, 2003~04시즌)을 이뤄냈다.
2007년 FA(프리에이전트) 서장훈의 보상선수로 서울 삼성 썬더스로 이적해 2010년 은퇴한 이 감독은 삼성에서 코치를 거쳐 2014~15시즌부터 삼성의 감독직을 역임했다. 2016~17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도 올랐다. 이후 2021~22시즌 중도 사임한 이 감독은 2023~24시즌 KCC의 코치로 돌아와 전창진 감독을 보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감독 부임 발표 후 스타뉴스와 연락이 닿은 이 감독은 "감사한 일이다"라면서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KCC를 지도자 커리어의 마지막이고, 더 이상은 없다는 각오로 왔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돌아왔기 때문에 책임감도 있고, 불러주신 회장님들께도 감사하다. 그렇기에 부담감도 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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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부산 KCC 이지스 감독. /사진=KBL 제공 |
사령탑으로 승격한다는 얘기는 많이 오갔지만, 막상 자리에 오르는 건 다른 이야기다. 이 감독은 "전창진 감독님이 좋은 업적을 남기셨기 때문에 부담도 있지만, 부담감만 가지고는 할 수 없다"며 "선수 때는 그런 긴장감이 없는데, 감독이 되면서 더 와닿는 것 같다. 코치부터 하면 10년이 넘었는데 그런 걸 내려놓으려고 해도 더 심해진다"고 했다.
사실 이 감독은 삼성 시절 두 차례 플레이오프에 오르기는 했지만, 최하위도 2번(중도사임 제외)이나 기록하면서 통산 승률이 0.399에 머물고 있다. 이 감독 본인도 "삼성에서는 실패한 감독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잘 준비하겠다"며 굳은 다짐을 전했다.
이 감독이 KCC 코치로 온 첫 시즌에는 5위 팀 최초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하지만 2024~25시즌에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외국인 선수들의 문제가 겹치면서 창단 최다인 12연패를 기록, 시즌 승률 0.333(18승 36패)으로 9위에 추락했다.
지난 시즌을 돌아본 이 감독은 "건강한 KCC와 그렇지 못한 KCC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보셨을 거다. 그렇기에 이번 시즌에는 건강한 KCC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과 소통도 많이 하고 즐겁고 재밌는 농구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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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부산 KCC 이지스 감독. /사진=KBL 제공 |
필요하다면 외부 영입도 시도할 계획이다. 이 감독은 "FA 선수들이 나오면 중간급을 잘 메꿔서 하려고 한다"고 했다. 샐러리캡 문제로 인해 큰돈은 쓸 수 없지만, 뎁스를 채워줄 자원을 노리고 있다.
KCC 감독으로서 '이상민의 농구'는 어떻게 보여줄까. 이 감독은 "선수 때부터 빠른 농구를 추구했다. 움직임을 많이 가져가면서, 특정 선수들이 아니라 전부 능력이 있기에 골고루 많은 움직임을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팬들에게 인사를 전한 이 감독은 "KCC에서 향수에 그리던 팬들도 계셨을 거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는 게 감독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다. 실패한 감독임에도 KCC에서 맡겨주셨으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이 감독이 KCC 사령탑으로 우승을 차지한다면, KBL 역사상 최초로 한 팀에서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정상에 오르는 사례가 된다. 이를 언급하자 이 감독은 "각성이 됐다. 한번 해보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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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직체육관에 걸린 KCC 이상민 감독의 영구결번 배너. /사진=KBL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