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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린스 가족의 사연이 담긴 크리스탈 팰리스 대형 현수막. /사진=크리스탤 팰리스 SNS |
영국 BBC는 19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에서 팰리스 팬들에게 우승할 수 있다는 믿음을 안겨준 감동적인 티포(대형 현수막)"에 대해 소개했다.
팰리스는 지난 18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FA컵 결승 맨체스터 시티와 맞대결에서 1-0으로 승리, 대회 정상에 올랐다. 1905년 구단 창단 이후 120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낸 팰리스의 트로피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 팰리스 관중석에선 대형 현수막이 등장했다. 팰리스의 한 아버지 팬이 두 아들을 끌어안고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보통 대형 현수막이라면 구단의 상징이나 의미 있는 선수, 또는 감독 얼굴을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팰리스의 대형 현수막은 달랐다.
이는 감동적인 사연이 숨어 있다. 지난 2011년 리그컵 8강전에서 팰리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는데, 팰리스 득점 당시 한 아버지가 두 아들과 함께 기뻐하는 모습이 전광판에 잡혔다. 팰리스는 이 장면을 되살려 이번 대형 현수막으로 재현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팰리스 시즌 티켓을 구매할 정도 축구에 열정적이었던 '주인공' 아버지는 2017년 암 진단을 받은 지 5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두 아들 네이선, 도미닉 윌린스 형제가 FA컵 결승 현장을 찾아 대형 현수막을 지켜봤다. 대형 현수막에 아버지와 9살, 6살이었던 본인들이 나타나자 윌린스 형제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엄청난 감동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도미닉 윌린스는 "'이게 졍말인가'라는 생각에 순간 얼어붙었다.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닌 클럽을 위한 대형 현수막이겠지만, 그 순간은 우리 형제에게 정말 특별했다. 오늘이 팰리스를 위한 날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면서 "주위에서 많은 축하를 받았다. 정말 놀랐고 특별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네이선 윌린스도 "대형 현수막의 주인공이 우리가 될 줄 몰랐다. 은퇴를 앞둔 선수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누군가 우리에게 대형 현수막에 대해 말해줬고, 우리는 보자마자 눈물을 흘렸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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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린스 형제. /사진=더18 캡처 |
앞서 팰리스는 2부와 3부 등에서 우승한 적은 있지만,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FA컵 우승을 통해 팰리스는 다음 유로파리그(UEL) 진출 티켓을 따냈다. 이 역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진출하는 메이저 유럽대항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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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팰리스 FA컵 우승 포스터. /사진=크리스탈 팰리스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