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157·156·157㎞ '쾅쾅쾅'→그런데 BBBBBB '제구 흔들', 롯데 '아픈 손가락' 단 1이닝 만에 9실점 강판 [부산 현장]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 글자크기조절
롯데 윤성빈이 20일 사직 LG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롯데 윤성빈이 20일 사직 LG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군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펼치며 올 시즌 첫 1군 선발 등판에 나선 윤성빈(26·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첫 등판에서는 아픔만을 남겼다.

윤성빈은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롯데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1회초 선두타자 박해민을 상대한 윤성빈은 초구부터 시속 157·156·157㎞의 빠른 볼을 뿌리며 롯데 팬들의 열렬한 환호성을 유도했다. 직구만 3개를 연달아 뿌려 박해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문성주에게는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등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었지만, 좌익수 앞 안타를 내줬다.

그래도 윤성빈은 3번 김현수를 상대로 143km의 떨어지는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2아웃을 잡았다. 하지만 주자가 나가자 윤성빈은 급격하게 흔들렸다. 2루 도루를 허용한 후 4번 문보경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다음 타자 오지환도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만루가 됐다.

윤성빈은 6번 송찬의에게 1볼-2스트라이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다시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결국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구본혁에게 던진 157km 속구가 가운데 낮게 가면서 통타당했고, 중견수 앞 안타가 되면서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롯데 윤성빈(맨 오른쪽)이 20일 사직 LG전에서 1회초 흔들리자 주형광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안정시키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롯데 윤성빈(맨 오른쪽)이 20일 사직 LG전에서 1회초 흔들리자 주형광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안정시키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실점이 이어지자 롯데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랐고, 그래도 8번 함창건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윤성빈은 추가 실점 없이 1회를 막았다.

그러나 윤성빈은 2회에도 선두타자 이주헌에게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볼 4개를 연달아 던져 출루를 허용했고, 박해민에게도 풀카운트 끝에 4구를 내주고 말았다. 이어 문성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으며 스코어는 0-4가 됐다. 윤성빈의 제구는 계속 흔들렸고, 김현수에게도 볼넷을 기록하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문보경의 밀어내기 볼넷과 오지환의 내야안타가 나오면서 스코어가 6-0이 됐고, 결국 롯데는 윤성빈을 내리고 박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1이닝 동안 볼넷 6개와 몸에 맞는 볼 하나를 내주고 내려간 것이다. 후속투수 박진이 송찬의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면서 윤성빈은 1이닝 4피안타 6볼넷 1몸에 맞는볼 9실점으로 투구를 마치게 됐다. 최고 157㎞, 평균 154㎞의 패스트볼을 뿌렸지만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총 54구 중 30개의 볼을 던졌다.





윤성빈.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윤성빈.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부산고를 졸업하고 2017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윤성빈은 당시 계약금 4억 5000만 원을 받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2018년 1군에 데뷔한 그는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들면서 18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6.39를 마크했다. 50⅔이닝 동안 65탈삼진을 기록하며 구위를 과시했다.

하지만 이후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윤성빈은 1군 단 2경기 등판에 그쳤다. 2019년에는 NPB 지바 롯데 마린스, 2020년에는 미국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에 연수까지 다녀왔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 사이 병역 문제를 해결하려 군 입대를 시도했으나 몸 상태로 인해 이뤄지지 못했고, 2023시즌에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침묵하던 윤성빈은 지난해 7월 30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무려 5년 4개월 만에 선발투수로 등판, 1이닝 동안 9타자를 상대로 4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패전투수는 됐지만, 1회에는 최고 시속 152㎞의 강속구를 던지며 희망을 보여줬다.

이어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6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11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21⅓이닝 동안 무려 4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9이닝당 16.9탈삼진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여줬다. 볼넷도 20개로 많은 편이지만 강력한 구위로 타자들을 누르면서 피안타율은 0.071에 불과하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선발로 등판하고 있는데, 나올 때마다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12일 KIA전에서는 5이닝 1피안타 2사사구 10탈삼진 무실점, 29일 LG전에서는 4⅓이닝 2피안타 4사사구 10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등판인 14일 KT전에서는 3이닝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는데, 이날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6km가 나왔다. 슬라이더와 포크볼 역시 140km 초반대가 찍혔다.

이에 롯데 코칭스태프는 윤성빈에게 올해 처음으로 1군 선발 기회를 줬다. 하지만 또다시 제구난에 허덕이면서 과제를 보여줬다.

롯데 윤성빈이 20일 사직 LG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롯데 윤성빈이 20일 사직 LG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기자 프로필
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양정웅 기자입니다. 현장에서 나오는 팩트만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