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대첩' 될 뻔했는데, 만루서 뜬공-삼진-삼진 '불 껐다'... LG 21세 필승조 "너무 신중하지 않으려 해" [부산 현장]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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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명근이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6회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박명근이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6회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자칫 '대첩'을 만들 뻔했는데, 위기 상황에서 씩씩한 투구로 불을 껐다. LG 트윈스 박명근(21)이 최근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팀 승리를 도왔다.

LG는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17-9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LG는 2연승을 달리는 동시에 올 시즌 롯데전 3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시즌 전적 31승 16패(승률 0.660)가 되면서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미 올 시즌 롯데전 2전 전승을 달리고 있던 LG는 이날도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상대 선발 윤성빈의 제구 난조 속에 LG는 1회 2사 만루에서 송찬의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었고, 구본혁의 2타점 적시타가 나오며 3점을 올렸다. 이어 2회에는 선취점의 주인공 송찬의가 데뷔 첫 그랜드슬램을 터트리는 등 7점을 올려 일찌감치 10점을 채웠다.

한때 12점 차(14-2)까지 달아났던 LG는 한때 위기를 맞이했다. 6회말 선발 송승기에 이어 올라온 성동현이 무사 만루 위기를 허용했고, 손호영의 내야안타와 장두성의 적시타, 3번째 투수 김유영의 폭투로 격차가 좁혀졌다. 이어 고승민과 빅터 레이예스의 연속 2루타가 터지면서 롯데가 5점 차(9-14)까지 쫓아왔다.


여기서 LG는 박명근을 마운드에 올렸다. 갑작스러운 등판에 박명근은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안타를 맞은 뒤 전민재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여기서 박명근의 과감한 피칭이 돋보였다. 나승엽을 풀카운트 끝에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았고, 윤동희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유강남까지 높은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헛돌리면서 LG는 만루 위기를 탈출했다. 최고 시속 149km의 패스트볼과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돋보였다.

7회 한 차례 더 찾아온 위기를 신인 김영우가 넘긴 LG는 8회 3점을 추가하며 쐐기를 박았다. 박명근의 투구가 큰 힘이 됐음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이날 박명근은 1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승리나 홀드, 세이브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그만큼의 가치를 보여줬다. 경기 후 염경엽 LG 감독도 "6회 큰 위기가 왔었는데 승리조인 박명근이 그 이닝을 잘 막아주면서 승리의 발판이 됐다"고 칭찬했다.

승리 후 박명근은 "어수선한 경기 분위기에서 올라가게 되다 보니 영점도 안 잡히고 힘이 들어갔다"며 "(박)동원 선배님께서 올라오셔서 진정시켜주신 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마운드에 올라가면 동원 선배님 리드대로 대부분 던지려고 한다. 리드대로 던지는 것이 확실히 게임이 잘 풀린다. 항상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박명근은 지난해 33경기에서 6.39의 평균자책점으로 다소 아쉬운 기록을 냈지만, 올해는 21경기에서 2승 1패 2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2.79로 호투를 펼치고 있다. 그는 "요즘은 나쁘지 않아서 올라가면 너무 신중하지 않으려고 생각한다. 특히 앞 주자나 상황에 신경 안 쓰고, 내 공을 던지려고 한다"며 "예전보다는 조금 편하게 던지는 것 같다"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LG 박명근이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6회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박명근이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6회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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