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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20일(한국시간) "2023 WBC를 지켜보던 샌프란시스코 프런트는 한국의 중견수에게 매료됐다"며 "와, 뭔가 특별한 게 있다"고 말한 잭 미나시안 자이언츠 단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한국은 3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뼈아픈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지만 이정후는 달랐다. 조별리그 4경기에서 타율 0.429(14타수 6안타) 2볼넷 5타점 4득점, 출루율 0.500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시즌을 마친 뒤 MLB에 도전하겠다던 이정후의 완벽한 쇼케이스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오래 전부터 이정후를 지켜봐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빅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선수에게 1억 1300만 달러(1575억원)를 투자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WBC는 이정후에 대한 관심을 MLB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바꿔주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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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에서 이정후의 성적. /사진=MLB 공식 SNS |
이정후 또한 "KBO 선수였지만 그런 수준급 투수들을 상대해 본 적이 없었다"며 "처음으로 한 단계 더 높은 무대에 도전한 것이었다. 그들과 경기하는 것도 좋았지만 두 투수 모두에게 안타를 쳤다는 게 더 기뻤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37경기만 치르고 수술대에 올랐지만 건강한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의 확신을 현실로 보여주고 있다. 이정후는 47경기에서 타율 0.276(185타수 51안타) 6홈런 30타점 30득점 3도루, 출루율 0.317, 장타율 0.465, OPS(출루율+장타율) 0.782로 활약 중이다.
매체는 "이정후는 눈부신 한 해를 보내고 있으며 샌디에이고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애리조나 코빈 캐롤, 시카고 컵스 카일 터커와 같은 최고의 외야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잠재적인 올스타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타격은 물론이고 빠른 발을 앞세운 넓은 범위의 중견수 수비, 준수한 베이스러닝 등으로 샌프란시스코의 대표 스타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놀라운 컨택트 능력에 샌프란시스코는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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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타격 자세.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
그는 "정말 놀랍다. 그런 수준의 배트 컨트롤은 흔히 보기 어렵다"며 "이정후는 항상 자신의 몸을 완벽히 제어했다. 만약 그에게 까치발로 한 쪽 다리로 서 있으라고 해도 완벽히 균형을 잡고 해낼 것이다. 심지어 중심을 잃은 듯한 스윙을 할 때조차 손은 여전히 좋은 위치에서 꽤 강한 타구를 만들어낸다"고 감탄했다.
이제 샌프란시스코엔 이정후 열풍이 불고 있다. '후리건스(HOO-LEE-GANS)'라고 불리는 팬들은 함께 경기장을 찾아 이정후의 이름을 외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이정후 열풍은 샌프란시스코가 아시아 야구 시장에 더 관심을 넓히는 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체는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등에게 몇 차례 헛스윙을 하면서 환태평양 지역 스카우트를 다소 축소했지만 버스터 포지 단장과 프런트는 다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최근엔 일본을 방문해 포지가 일본프로야구(NPB)를 직접 보고 익히도록 했다"고 전했다.
미나시안은 "샌프란시스코가 국제 선수들에게 얼마나 좋은 행선지인지, 이정후가 그 점을 다시 확인시켜줬다고 생각한다"며 "이정후가 그 대표 사례가 됐으면 좋겠고 프런트에도 자신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이제 우리도 이런 선수를 다시 적극적으로 영입할 수 있다'는 걸 알릴 수 있고 샌프란시스코가 뛰기에 정말 좋은 팀이란 걸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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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팬클럽 후리건스의 응원 모습. /사진=후리건스 공식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