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로크라이' 고개 숙인 키움, 푸이그 보냈는데 '10G 타율 0.056' 카디네스 딜레마

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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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루벤 카디네스.
키움 루벤 카디네스.
14승 36패 승률 0.280. 최근 10경기 승 9패, 9위와 승차는 7.5경기.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키움 히어로즈의 부진이 심각하다. '3년 연속 최하위는 절대 없다'고 자신했지만 23년 만에 2할대 승률을 걱정해야 할 정도의 위기 상황이다.


키움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3-6으로 패했다.

외로운 선발 에이스 케니 로젠버그가 6이닝 동안 96구를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한 경기였고 연장 승부를 벌일 만큼 치열한 접전이었기에 더 뼈아픈 1패다. 불펜 투수도 7명을 투입했다.

키움은 시즌을 앞두고 타선 약화에 대비하기 위해 과감히 외국인 타자를 2명으로 구성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이름을 날린 거포이자 키움에서 3년 전 뛰었던 야시엘 푸이그(35)였다. 또 한 명은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짧고 굵은 임팩트를 남긴 뒤 부상으로 짐을 싸야 했던 루벤 카디네스(28)였다.


키움 로젠버그가 20일 삼성전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키움 로젠버그가 20일 삼성전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결국 푸이그가 짐을 쌌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던 푸이그는 15경기 만에 홈런을 터뜨리며 반등을 기대케 했지만 지난달 23일 두산전 귀루 도중 어깨 부상을 입고 쉬어갔다. 이후 다시 타격감이 식었다. 키움은 지난 19일 결국 푸이그 대신 두산에서 20승으로 다승왕을 경험했던 라울 알칸타라(33)를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푸이그로 결정하는 데 고민은 있었다. 카디네스 성적도 만족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13경기에서 타율 0.333 3홈런 16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개막전부터 7경기 연속 타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역대로 봐도 개막 이후 최다 연속 경기 타이기록이었다.

그러나 첫째 딸 출산의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해 미국을 다녀온 뒤 이전의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홍원기 감독 또한 '미국에 가기 전 카디네스'의 활약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10경기에서 타율은 0.056(36타수 2안타)로 처참한 수준이다.

20일 경기에서 오랜 만에 안타를 날렸지만 흐름을 끊는 장면도 있었다. 1회 무사 1,2루 득점 찬스에서 3루수 방면 땅볼 타구로 고개를 숙인 카디네스는 4회엔 우익수 뜬공, 6회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심지어 6회초 수비 2사 1,2루에서 르윈 디아즈의 강습 타구를 흘려보냈다. 타구가 빠르고 까다로워 내야 안타를 막아내긴 쉽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타구를 막아내지 못해 2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한 건 너무도 뼈아팠다. 결국 로젠버그는 잘 던지고도 결국 승리 요건을 챙기지 못한 채 강판됐다. 평균자책점 3.71로 선전하고 있지만 3승 4패로 패배가 더 많다. 5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경기 중 승리를 따낸 건 2번에 불과하다.

10회말 2루타를 날리는 카디네스.
10회말 2루타를 날리는 카디네스.
8회 타석도 아쉬웠다. 오선진의 중전 안타, 송성문의 우익 선상 2루타, 이주형의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는데 원태인의 한 가운데로 몰린 시속 148㎞ 직구에 유격수 방면으로 향하는 땅볼 타구를 만들어내 병살타로 결국 득점하지 못하고 이닝을 마쳐야 했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대가는 뼈아팠다. 9회 한 점씩을 더하며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고 10회말 2사에서 2루타를 날려봤지만 타선은 침묵했고 11회초 4실점하며 뼈아픈 패배의 멍에를 썼다. 이마저도 무려 5경기 만에 나온 안타이자 10경기 만의 2루타였다.

팀 타선을 이끌어가야 하는 외국인 타자가 가운데로 몰리는 직구에 타구를 띄우지도 못했다는 건 카디네스의 감각이 얼마나 무뎌져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키움은 팀 타율 0.227로 최하위다. 카디네스를 비롯해 송성문(0.247), 이주형(0.216) 등 제 몫을 해야 할 타자들이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으니 해답이 보이지 않는 건 당연하다. 그 중에서도 성적으로 보답해야 할 의무가 가장 큰 외국인 타자의 부진은 너무도 치명적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야 똑같겠지만 푸이그가 짐을 싼 만큼 더 큰 책임감과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다. 카디네스의 반등 없이는 키움의 탈꼴찌 희망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홍원기 감독.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홍원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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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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