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 기자회견 논란' FC안양, 결국 연맹 상벌위 회부... "K리그 비방·명예실추 행위"

김명석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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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기자회견 중인 프로축구 K리그1 FC안양 구단주 최대호 안양시장. /사진=뉴시스
지난 20일 기자회견 중인 프로축구 K리그1 FC안양 구단주 최대호 안양시장. /사진=뉴시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최근 심판 판정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FC안양 구단주 최대호 안양시장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안양 구단을 상벌위원회에 회부했다.

연맹은 지난 20일 안양 구단주인 최대호 안양시장이 진행한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안양 구단을 상벌위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연맹은 입장문에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판정의 정확성과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된 현 상황에 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연맹은 K리그 심판의 배정과 평가를 담당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와 함께 판정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연맹 측은 "심판 제도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과 별개로, 특정 구단이 판정에서 차별받고 있고 나아가 그 차별이 구단의 규모나 운영주체의 상이함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은 K리그 운영에 관한 최종 책임을 지고 있는 연맹으로서 묵과할 수 없다"며 "K리그 정관과 규정에서는 구단의 운영주체에 따른 어떠한 공식적인 구분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연맹은 또 "안양은 K리그에서 승강제가 실시된 2013년 이후 신규 창단해 리그에 가입한 이른바 시민구단 중에서는 처음으로 K리그1에 승격한 구단이다. 안양의 선전이 바로 K리그의 공정한 경쟁 시스템을 방증하는 것이며, 안양이 K리그의 구조적인 불공정을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가 이룬 역사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며 "구단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리그에 대한 존중과 함께 표현돼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최대호 구단주는 기자회견에서 안양에 불리했던 10개의 판정 장면을 나열하며 그 피해를 강조했다. 10개의 장면 중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가 평가회의를 거쳐 오심으로 인정한 것은 2개"라며 "대한민국 축구에서 판정의 정심, 오심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권한은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에 있다. 정당한 평가 절차를 거쳐 이미 정심으로 결론이 내려진 판정들까지도 자의적으로 해석해 오심으로 매도하는 것은 정당한 비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판정에 대한 공개 비난을 금하는 K리그 규정에 대한 최 구단주의 비판에 대해서도 연맹은 "지난 2011년 K리그 전 구단의 대표자로 구성된 이사회의 의결로 제정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연맹은 입장문을 통해 "이 규정이 없던 과거에는 경기에서 패한 감독과 관계자가 인터뷰를 통해 패인을 불리한 판정으로 돌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당시 K리그 구성원들은 이러한 무분별한 판정 비난이 리그의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상호 불신을 심화시켜 결국 리그를 공멸로 이끌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이 규정을 제정하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기자회견 중인 프로축구 K리그1 FC안양 구단주 최대호 안양시장. /사진=뉴시스
지난 20일 기자회견 중인 프로축구 K리그1 FC안양 구단주 최대호 안양시장. /사진=뉴시스
그러면서 "이러한 규정은 K리그뿐 아니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유럽의 선진 리그들과 이웃 일본의 J리그에도 있다. 유럽에서 유명 감독이 인터뷰에서 심판을 비난해 징계를 받은 사례를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언론과 대중에는 판정에 관한 표현의 자유가 얼마든지 보장된다. 그러나 K리그에 종사하는 구성원에게는 K리그의 가치와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자중이 요구된다"며 "리그 구성원은 제도적 틀 내에서 판정에 대한 문제제기와 개선 요구를 할 수 있다. 무분별한 공개 비난이 아닌, 제도적 소통이 리그의 발전과 신뢰 회복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맹은 "이번 기자회견이 판정에 관한 부정적 언급이나 표현을 금하는 K리그 경기규정 제37조 제6항 위반이며, 상벌규정의 유형별 징계기준 제10항의 K리그 비방 및 명예실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최대호 구단주의 소속 구단인 FC안양을 상벌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며 "상벌위원회의 일시는 추후 확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심판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고자 최근 대한축구협회에 ▲영국 프리미어리그나 독일 분데스리가와 같이 심판위원회에 지도자, 은퇴선수, 언론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참여시켜 개방성과 보편성을 확보할 것 ▲논란이 된 판정은 심판위원회가 직접 구단과 언론에 설명할 것 ▲VAR 온필드리뷰를 진행한 판정은 주심이 장내 방송으로 관중에 상황을 설명할 것 등 심판제도 개선을 위한 여러 방안들을 제안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최대호 구단주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안양의 여러 경기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공정하지 못한 심판 판정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단순한 오심 차원을 넘어 경기 흐름을 결정짓고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수준의 심각한 판정 오류들이 누적됐다. 안양만의 문제가 아닌 K리그 전체의 공정성과 신뢰도에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최 구단주는 기업구단이 아닌 시도민구단들이 심판 판정에서 차별받고 있는 듯한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이 됐고, 인터뷰 등을 통한 심판 비판을 금지하는 규정 등의 재검토 등도 주장했다. 당시 최 구단주는 "상벌위가 열리면 100번이든 1000번이든 다 나가겠다. 잘못된 걸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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