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촌극' 광주, 논란 일주일 만에 입장 발표 "진심으로 사과, 내부 시스템 점검·프로세스 재정비"

김명석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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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기여금 미납·국제축구연맹(FIFA) 징계 미인지 사안과 관련된 광주FC의 사과문. /사진=광주FC SNS 캡처
연대기여금 미납·국제축구연맹(FIFA) 징계 미인지 사안과 관련된 광주FC의 사과문. /사진=광주FC SNS 캡처
담당자의 휴직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연대기여금을 미납하고, 선수 등록 금지 징계마저 뒤늦게 인지해 논란이 된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가 결국 사과했다. 논란이 불거진 뒤 일주일 만이다.

광주 구단은 21일 구단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사니 선수 연대기여금 미납 및 FIFA 징계 미인지 사안과 관련해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팬 여러분과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팬 여러분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사태 수습에 우선하다 공식 입장이 늦어진 점에 대해서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광주 구단은 사과문에서 "FIFA 클리어링하우스(FCH)가 고지한 아사니 선수의 연대기여금을 FCH 지정 계좌로 2024년 8월 30일, 2024년 9월 4일, 2025년 5월 13일 세 차례 납부했지만 입금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원인은 금융기관과 함께 파악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FCH는 구단 담당자 이메일로 납부 독촉을, 대한축구협회는 징계결정문을 보내왔으나 담당자가 휴직해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며 "최근 이 사실을 인지한 즉시 FCH와 소통해 연대기여금을 납부했고, 5월 21일자로 납부가 완료됐다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광주 구단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구단은 업무 공백에 대한 부분을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으며, 책임 있는 자세로 내부 시스템을 점검하고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겠다"며 "철저한 원인 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밝히고 향후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FIFA, 아시아축구연맹(AFC),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등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본 사안이 원만히 수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팬 여러분과 관계 기관 여러분께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 더욱 투명하고 신뢰받는 구단이 되기 위해 전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광주FC의 경기 모습. /사진=프로축구연맹
지난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광주FC의 경기 모습. /사진=프로축구연맹
앞서 광주 구단은 지난 2023년 아사니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연대기여금 3000달러(약 420만원)를 미납했다가, 지난해 12월 FIFA로부터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았다. 연대기여금은 선수를 영입할 때 발생하는 이적료 일부를 해당 선수가 뛰었던 유스팀에 나눠주는 제도다. 그러나 구단에 따르면 담당자의 휴직으로 FIFA의 납부 독촉과 징계 결정문 메일을 모두 확인하지 못했다.

문제는 광주 구단이 FIFA로부터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고도 이 사실을 인지조차 못한 터라, 징계 시점 이후 10여명의 선수를 영입하고 축구협회 역시 정상적으로 선수로 등록했다는 점이다. 징계 기간 영입된 이들은 광주 구단이 징계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뒤 논란이 된 이후에도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결국 최근 광주 구단과 경기를 치른 포항 스틸러스는 광주 구단이 등록될 수 없는 '무자격 선수'를 출전시켰다는 취지로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이의가 받아들여지면 경기는 광주의 0-3 몰수패로 처리될 수도 있다.

다만 대한축구협회는 광주 구단 논란과 관련해 "고의성이 없는 행정 실수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며 "무자격 선수로 규정하기보다 귀책사유가 없는 선수들의 출전 자격은 보장하고, 대회와 리그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다만 이런 판단은 FIFA, AFC의 징계 가능성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김승희 축구협회 신임 전무이사도 21일 기자 간담회에서 광주의 이번 논란과 관련해 "축구협회가 미숙했다고 인지하는 부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고의가 아닌 어떤 행정적인 착오로 인해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헛되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최상위 K리그와 관련해 대회를 공정하게 운영하는 것에 대해 축구협회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K리그 안정성, 선수들의 노력을 우선시하고 고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무이사는 "광주도 마찬가지지만, FIFA에 사실을 기반으로 한 공문을 발송했다. 앞으로도 소통을 하면서 그 부분에 대해 FIFA 결정이 나오면 결과를 전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나머지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말씀드리겠다. 프로축구연맹과도 징계 부분, 문제가 되는 부분들에 대해 공유하고 의논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좋은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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