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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희(오른쪽) 등 인천 현대제철 선수들이 21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24~2025 AFC 여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 멜버른 시티전에서 치열한 볼 경합을 펼치고 있다. /사진=AF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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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현대제철 고유진이 21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24~2025 AFC 여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 멜버른 시티전에서 프리킥을 차고 있다. /사진=AFC 제공 |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초대 챔피언을 향한 인천 현대제철의 여정이 준결승에서 허망하게 끝났다. 허정재 감독이 이끄는 현대제철은 21일(한국시간) 중국 우한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4~25 대회 준결승전에서 호주의 멜버른 시티에 0-1로 졌다.
잘 싸우고도 단 한 방의 일격에 무너졌다. 현대제철은 이날 볼 점유율에서 43.4%로 다소 밀렸지만, 오히려 슈팅 수에서는 13-10으로 우위를 점했다. 주장 장창을 비롯해 토리우미 유카, 고유진 등이 거듭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다만 '결정력'에서 여전한 아쉬움을 남겼다. 출정 기자회견 당시 "찬스에서 해결하는 것이 다소 미흡하다"고 돌아본 허 감독의 진단처럼 이날 경기 내내 기회들을 잘 살리지 못했다. 특히 후반엔 스즈키 하루히가 상대 진영에서 수비수 공을 빼앗으며 결정적인 역습 기회를 잡았지만,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찬 슈팅이 골대를 외면하며 땅을 쳤다.
팽팽하던 0의 균형이 그야말로 경기 막판에 깨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의 크기는 더욱 컸다. 경기 막판 거센 공세를 펼치고도 골을 넣지 못하던 현대제철은 3분의 추가시간이 모두 흐른 시점에 일격을 맞았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찬 셸비 맥마혼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이 현대제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3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진 가운데 공식 실점 시간 기록은 90+4분, 그야말로 극장골 실점이었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의 표정에도 진한 아쉬움이 묻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많은 것이 걸린 대회였고, 그래서 더 의욕이 넘쳤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것을 놓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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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현대제철 장창이 21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24~2025 AFC 여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 멜버른 시티전에서 치열한 볼 경합을 펼치고 있다. /사진=AF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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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24~2025 AFC 여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 멜버른 시티전에 나선 인천 현대제철 선수들. /사진=AFC 제공 |
세계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도 놓쳤다. 이번 대회 우승팀엔 내년 1월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챔피언스컵에 아시아 대표로 출전할 자격이 주어진다. 앞서 허정재 감독은 "한국 여자축구가 세계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어쩌면 감독으로서, 선수로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없을 수도 있다"며 세계 대회 출전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4강 탈락으로 그 기회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WK리그 부진을 털어내기 위한 반전의 기회를 삼겠다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현재 현대제철은 4승 5무 1패로 WK리그 8개 팀 중 4위에 처져 있다. 허 감독도, 선수들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그 기세를 WK리그로 이어가겠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아쉽게도 4강에서 허망한 패배를 당한 채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현대제철 입장에선 여러모로 많은 것을 놓친 대회가 된 셈이다.
현대제철이 놓쳐버린 두둑한 상금과 우승의 영광은 멜버른 시티, 그리고 중국의 우한 장다가 노린다. 두 팀은 오는 24일 오후 9시 같은 장소에서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우승팀은 초대 챔피언의 영예와 함께 FIFA 여자 챔피언스컵 출전권, 그리고 100만 달러에 달하는 상금까지 모두 거머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