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할 수 있다' 유해란의 깜짝 고백, "폐렴 앓아 입원까지 했어요" 시즌 초반 부진의 이유

여의도=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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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란(왼쪽)이 21일 어머니와 함께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유해란(왼쪽)이 21일 어머니와 함께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성적이 안 났지만 마음은 편안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치른 12개 대회에서 우승 포함 톱 10에 8차례나 들었다. 그렇기에 시즌 초반 성적표는 더욱 실망스러울 만했다. 그럼에도 유해란(24·다올금융그룹)은 덤덤하게 말했다. 우승으로 보상을 받아서 만은 아니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유해란은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CCMM빌딩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 12월에 폐렴을 앓았다"며 "병원에도 입원했고 치료로 인해 미국 출국이 늦어졌다. 근육량도 빠지고 훈련도 부족해 부진했지만 예상했던 터라 실망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 5연속 10위권에 들었지만 지난 시즌 막판 고공행진을 생각하면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성적이었다. 5개 대회 연속 톱 10에 입성하지 못했고 JM 이글 LA 챔피언십에선 컷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폐렴의 여파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스스로도 답답할 만한 성적임은 틀림없었다. 유해란은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첫 톱 10에 진입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해 들어서 샷도 별로 퍼터도 별로였는데 그래도 이번주 희망은 조금 보인 것 같다"고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로 도약하더니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에선 완벽한 경기력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로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3번째 정상에 올랐다.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에서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에서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유해란은 "이렇게 우승이 빨리 올지도 몰랐다. 좋은 성적이 선물같이 와준 게 너무 감사하다. 시즌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좋은 시작에 만족한다"며 "한국에 와서 재정비를 하고 있다. 샷도 많이 좋아졌고 쇼트 게임이나 코스 관리 능력도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미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을 거치며 스스로의 문제를 진단했고 결과로 증명해냈다. 다만 더 정밀한 진단과 수정 보완이 필요했다. 그래서 귀국한 뒤엔 레슨에 더 집중했고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팔의 움직임이 많아진 게 문제였다. 유해란은 "대회를 계속하다 보면 편안한 느낌으로만 스윙을 하다 보니까 몸을 쓰기보다는 팔을 더 많이 써서 제가 생각한 것과는 공이 다르게 갔던 것 같다"며 "그걸 고치기 위해서 어드레스 때부터 계속 팔을 조인다는 느낌으로 경기를 했다. 한국에 와서 코치님께 여쭤보니까 '네가 생각하는 게 맞다'고 하셔서 확신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즌 첫 승을 달성한 유해란의 목표는 메이저 대회로 향한다. "한국(KLPGA)와 미국 다 해서 통산 8승을 했는데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다"며 "앞으로 4개 대회 정도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열심히 해서 이번엔 꼭 메이저 우승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굳이 꼽자면 그 중에서도 에비앙 챔피언십에 대한 욕심이 크다. 중학교 시절 에비앙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 좋은 기억이 있는 대회였으나 성인 무대에서 퀄리파잉을 거쳐 나선 에비앙 챔피언십에선 결과가 달랐다. 유해란은 "많이 부족하단 걸 느꼈는데 지금은 세월도 많이 흘렀고 앞으로 골프 칠 날이 많으니까 앞으로 제가 우승을 할 수 있다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해란이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유해란이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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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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