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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카디네스(왼쪽)가 22일 삼성전 몸에 맞는 공 이후 강민호(가운데)와 레예스의 사과에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키움과 삼성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시즌 5차전이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 1회말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삼성 선발 레예스의 빠른 공이 카디네스의 허리쪽을 강타했다.
카디네스는 맞는 순간 외마디 비명과 함께 통증을 호소했다. 포수 강민호가 카디네스를 안아주며 고의가 아니었음을 알렸다. 그 순간 카디네스가 미소를 지었다.
레예스도 카디네스에게 다가갔다. 통상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투수들은 타자에게 다가가지 않는다. 고의가 아니었음을 알리려는 경우에도 모자를 벗어 목례를 하는 정도가 일반적이다. 자칫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예민한 상황이고 투수가 타자에게 다가가는 건 사구에 대한 떳떳함의 표시로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레예스는 달랐다. 카디네스에게 성큼성큼 다가섰고 카디네스의 미소에 함께 웃으며 짧은 대화를 나눈 채 다시 마운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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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구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카디네스. |
카디네스는 지난해 데이비드 맥키넌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됐다. 7경기에서 타율 0.333(24타수 8안타) 2홈런 5타점 2득점, 출루율 0.360, 장타율 0.667, OPS(출루율+장타율) 1.027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몸 상태에 대한 오해도 있었고 아쉬움 속에 팀을 떠났지만 동료들간의 사이는 돈독했다. 카디네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키움 유니폼을 입었고 적으로 만나게 됐지만 친밀한 사이는 여전했다.
타선 보강을 위해 외국인 타자를 2명으로 꾸렸던 키움은 지난 19일 야시엘 푸이그를 대체할 선수로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영입했다. 카디네스 또한 결코 만족할 만한 성적이 아니었으나 성실한 훈련 태도와 타격 잠재력, 강력한 어깨 등으로 인해 생존했다.
올 시즌 성적은 44경기 타율 0.231(156타수 36안타) 4홈런 23타점 19득점, 출루율 0.341, 장타율 0.365, OPS 0.706.
반등이 필요한 상황에서 삼성을 만났다. 올 시즌 삼성전 4경기에선 타율 0.500(18타수 9안타)로 매우 강했다. 팀은 2연패를 당했지만 카디네스는 20일 경기에서 4경기 연속 침묵을 깨는 안타를 날렸고 21일엔 멀티히트까지 작렬했다. 사구로 시작한 이날도 친정팀, 절친한 레예스를 상대로 활약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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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구에 맞은 카디네스(왼쪽에서 2번째)를 강민호가 달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