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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자욱(왼쪽)이 22일 키움전 8회초 투런 홈런을 작렬한 뒤 1루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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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의 홈런에 환호하는 삼성 팬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삼성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레예스의 7⅔이닝 무실점 호투와 구자욱의 결승 투런 홈런으로 2-0 승리를 거뒀다.
3연승을 달린 삼성은 24승 25패 1무를 기록, 이날 패배한 KT 위즈와 순위를 맞바꿨다. 4연패에 빠진 키움은 14승 38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키움은 이날 선발 라인업을 송성문(3루수)-최주환(1루수)-루벤 카디네스(우익수)-임병욱(좌익수)-김태진(2루수)-김건희(포수)-이주형(지명타자)-박주홍(중견수)-어준서(유격수) 순으로 구성했다.
경조 휴가로 이틀간 자리를 비웠던 최주환이 타선에 복귀했고 임병욱이 4번 타자로 복귀하고 이주형이 7번 타순으로 내려간 게 핵심이었다. 그만큼 중심 타선에서 쳐줄 타자가 없는 키움의 열악한 상황을 읽어볼 수 있는 타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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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선발 투수 김연주가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레예스의 우위가 점쳐진 선발 맞대결이었으나 의외의 투수전이 펼쳐졌다. 키움의 임시 선발로 지난 17일 NC 다이노스전 5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챙긴 김연주는 1회초 김성윤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도루까지 내줬지만 구자욱과 르윈 디디아즈를 깔끔하게 뜬공 타구로 돌려세웠다. 2회를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막아낸 김연주는 3회엔 1사에서 이재현에게 안타, 김지찬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리고도 김성윤을 땅볼 타구, 구자욱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4회와 5회에도 삼자범퇴로 마친 김연주는 80구 만에 깔끔히 5이닝을 막아냈다. 6회부터 이준우에게 공을 넘기고 물러났다. 타선이 레예스에게 꽁꽁 틀어막혀 득점 지원 없이 승리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김연주는 80구 만에 5이닝을 마무리하는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최고 143㎞, 평균 140㎞의 직구를 39구 뿌렸고 슬라이더(평균 126㎞) 23구, 체인지업(평균 127㎞) 11구, 커브(평균 118㎞) 7구를 고루 섞어 던졌다.
레예스의 투구는 더 압도적이었다. 깔끔한 투구로 키움 타자들을 손쉽게 돌려세웠다. 1회 카디네스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지만 이후로는 3회까지 출루를 허용치 않았다. 4회 선두 타자 최주환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5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레예스는 6회 2사에서 송성문에게 안타에 이어 도루까지 허용했다. 송성문은 29연속 도루를 성공(2023년 8월 13일 잠실 LG전부터 2025년 5월 22일 고척 삼성전) 기록, 해태 시절 이종범(1997년 5월 18일~1997년 6월 27일) KT 위즈 코치와 KBO 역대 최다 연속 도루 성공 타이 기록을 세웠다. 시즌 7호 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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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선발 레예스가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8회 타선이 레예스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키움의 5번째 투수 양지율이 이재현을 삼진, 김지찬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지만 김성윤이 중전 안타를 날린 뒤 폭투로 2루까지 안착했고 타석에 들어선 구자욱이 사고를 쳤다. 볼카운트 2-1에서 몸쪽 낮은 코스로 파고드는 시속 130㎞ 슬라이더를 강하게 잡아당겼다. 타구는 우익선상을 타고 쭉쭉 뻗어나갔고 파울 폴을 맞고 투런 홈런이 됐다. 시즌 9호포. 13경기 동안 잠잠했던 홈런포가 결정적인 순간 터져나왔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레예스가 흔들렸다. 대타 전태현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이주형에게 초구부터 몸에 맞는 공을 던져 무사 1,2루 위기에 놓였다. 박주홍에게 던진 4구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렸고 박주홍의 타구는 내야를 넘어 절묘한 위치로 향했다.
모두가 안타를 예감한 순간 타구를 빠르게 쫓은 유격수 이재현이 몸을 날려 타구를 낚아 챘다. 무사 만루 혹은 득점까지 허용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이재현의 슈퍼캐치 하나가 위기를 지웠다. 레예스는 안정을 찾은 듯 어준서에게 좌익수 뜬공을 유도해냈다.
송성문의 타석에서 삼성 벤치가 한 발 먼저 움직였다. 레예스의 공에 힘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듯 좌타자 송성문을 상대하기 위해 신인 좌투수 배찬승을 구원 등판시켰고 8구 승부 끝에 결국 2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승리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레예스는 7⅔이닝 동안 86구를 투구, 3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지난해부터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뛴 레예스의 KBO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이닝 투구였다.
9회엔 마무리 이호성이 등판했다. 최주환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카디네스를 삼진, 임병욱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후 김태진에게 안타를 맞고 2사 1,2루 위기에 놓였다. 끝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었으나 전태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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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오른쪽)이 8회초 투런 홈런을 날리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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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을 친 구자욱(왼쪽에서 2번째)가 더그아웃에서 박진만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