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경질→136패 페이스' 121년 만의 굴욕에도 평균 2만 관중이라니... "마케팅팀 상 줘야겠네" 美 조롱

콜로라도 로키스 선수단. /AFPBBNews=뉴스1

콜로라도 로키스 홈구장 쿠어스 필드 전경. /AFPBBNews=뉴스1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MLB) 콜로라도 로키스가 감독 경질에도 연패를 거듭하며 미국 내에서도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콜로라도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위치한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0-2로 패했다.


이로써 5연패에 빠진 콜로라도는 8승 42패로 메이저리그 전체 최하위를 유지했다. 덴버 포스트 등 각종 미국 매체에 따르면 8승 42패는 1904년 워싱턴 세너터스의 9승 41패 이후 121년 만에 정규시즌 첫 50경기에서 거둔 최악의 성적이다. 산술적으로 136패 페이스로 지난해 41승 121패로 구단 최다 패 기록을 경신한 2024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기록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콜로라도를 약 9시즌 이끈 버드 블랙(68) 감독을 경질한 효과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콜로라도는 지난 12일 당시 7승 33패(승률 0.175)의 성적 부진을 이유로 블랙 감독을 경질했다. 그 뒤를 웨런 셰이퍼 3루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았으나, 그로부터 1승 9패로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경기 내용과 과정도 처참하다.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은 6.86으로 처참하고 조정 득점 생산력(wRC+) 역시 66으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최하위다. 딕 몽포트 콜로라도 구단주가 자신한 수비에서도 DRS(Defensive Run Saved·수비수가 얼마나 많은 실점을 막아냈는가를 측정한 지표) -33으로 꼴찌였다. 그 탓에 올해의 콜로라도는 단 한 번의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지 못했고 스윕만 7번을 당했다.

버드 블랙 전 콜로라도 감독. /AFPBBNews=뉴스1

미래도 암울하다. 2018년 포스트시즌 진출 후 줄곧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와 5위를 오고 가며 7년 연속 상위 픽을 쓸어 담았음에도 2025시즌 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유망주 팜 랭킹에서 30개 팀 중 18위에 그쳤다. 2013년 이후 지명 순번 20위 안에 신인을 뽑아본 적 없는 LA 다저스가 팜 랭킹 4위인 것을 떠올린다면 좌절감이 절로 느껴지는 스카우트와 육성 능력.

2022시즌을 앞두고 7년 1억 8200만 달러(약 2511억 원)를 주고 큰마음 먹고 영입한 FA 크리스 브라이언트(33)는 최악의 먹튀를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브라이언트는 콜로라도로 온 뒤 단 한 번도 한 해 80경기 이상 초과해 소화한 적 없이 4년간 170경기 타율 0.244, 17홈런 61타점 OPS 0.695를 기록 중이다. 완치가 어려운 요추 퇴행성 질환을 겪으면서 4년간 벌써 9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러한 이유로 몽포트 구단주 및 콜로라도 프런트를 향한 비판도 나날이 거세지는 중인데, 딱 한 부서만 비난을 피하고 있다. 물론 콜로라도 수뇌부와 프런트를 향한 조롱에 가까운 찬사다. ESPN은 "콜로라도는 올 시즌 믿기 힘들 정도로 최악의 출발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지표는 따로 있다. 바로 그들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21점 차로 패배한 그 경기에서 무려 3만 8423명의 관중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콜로라도 마케팅팀은 상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냉소했다.

ESPN이 언급한 지난 11일 샌디에이고와 홈경기 0-21 패배는 블랙 감독이 경질당한 결정적인 이유였다. 이날 9이닝 무실점 완봉승을 거둔 상대 선발 투수 스티븐 콜렉(28)은 2023시즌 종료 후 룰5드래프트를 통해 샌디에이고로 팀을 옮겨 데뷔한 초짜여서 더욱 주목받았다. 3만 명이 넘는 팬들 앞에서 일어난 참사에 블랙 감독도 구단주의 분노를 피하지 못했다.

콜로라도 홈팬들은 최악의 팀을 응원하면서도 꾸준히 쿠어스필드를 찾아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콜로라도의 2025시즌 평균 관중은 2만 4737명으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19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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