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타점왕'이 방수포 때문에 ML 커리어 끝났다니... 구단 상대 소송 제기, "무릎에 영구적 기형" 호소

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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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절의 다린 러프. /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절의 다린 러프. /AFPBBNews=뉴스1
'KBO 타점왕' 출신의 전 메이저리거 다린 러프(39)가 구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이 은퇴를 하게 만든 이유인 무릎 부상의 원인이 구장 관리 소홀이라는 이유였다.

23일(한국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러프는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해당 소송은 미국 오하이오주 해밀턴 카운티의 민사법원에서 진행된다.


러프가 소송을 건 이유는 부상 때문이었다. 그는 밀워키 브루어스 소속이던 지난 2023년 6월 3일 신시내티전에서 1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전했으나, 단 2타석만을 소화하고 교체됐다. 바로 수비 중에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팀이 2-1로 앞서던 3회말 무사 1루에서 러프는 케빈 뉴먼의 1루쪽 파울 타구를 잡기 위해 달려갔다. 그런데 펜스 앞에 있던 방수포와 부딪히면서 공을 잡지 못했다. 무릎 쪽에 통증을 호소한 러프는 결국 라우디 텔레즈와 교체돼 경기에서 빠졌다.

그리고 이날 경기가 러프의 메이저리그 커리어 마지막 게임이 됐다. 60일 부상자 명단(IL)으로 이동한 러프는 시즌 막판 트리플A 재활 경기에 나섰지만, 7게임에서 타율 0.120으로 부진했다. 결국 시즌 종료 후 방출된 그는 올해까지 빅리그 팀과 계약하지 못하고 선수생활을 마쳤다.


방수포 위를 타고 수비하는 메이저리그 선수(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AFPBBNews=뉴스1
방수포 위를 타고 수비하는 메이저리그 선수(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AFPBBNews=뉴스1
매체에 따르면 러프는 소장에 "무릎에 영구적이고 심각한 기형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경기장 방수포 롤러의 끝은 날카로운 금속 재질로 돼있있고, 보호용 캡도 없었다고 한다. 러프의 변호사는 "명백히 예방할 수 있던 일이었다. 메이저리그 팀들의 따라야 할 기본 안전수칙이 있다"면서 "금속 롤러가 보호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장에 있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러프는 해당 사고에 대해 보상과 더불어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시내티 구단은 매체에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러프는 실패한 유망주에서 아시아 무대를 거쳐 빅리그에 컴백한 인생사를 가지고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절 2번의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지만, 라이언 하워드에 밀려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다. 결국 그는 2017년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하며 KBO 무대에 도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의 다린 러프(왼쪽).
삼성 라이온즈 시절의 다린 러프(왼쪽).
이는 성공적이었다. 러프는 3년 동안 86홈런을 터트리고 OPS 0.968을 기록하는 등 '라팍거포'로 이름을 알렸다. 2017년에는 타점왕(124타점)에 오르면서 클러치히터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비록 그가 있는 동안 삼성은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활약만큼은 누구보다도 빛났다.

이후 러프는 이 활약을 바탕으로 2020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그해 플래툰 요원으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고, 2021년에는 117경기 타율 0.271, 16홈런 43타점, OPS 0.904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덕분에 그는 지난 2022년 트레이드 마감기한에 1대4 트레이드를 통해 뉴욕 메츠로 이적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주춤한 모습을 보였고,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입으면서 러프는 빅리그 커리어를 마치게 됐다.

샌프란시스코 시절의 다린 러프. /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 시절의 다린 러프.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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