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1분 만에 첫 터치로 '천금골'... 아들 위한 골 세리머니까지, 김인성의 특별했던 한 방 [안양 현장]

안양=김명석 기자 / 입력 :
  • 글자크기조절
포항 스틸러스 김인성이 23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전을 마친 뒤 원정 팬들 앞에서 하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 스틸러스 김인성이 23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전을 마친 뒤 원정 팬들 앞에서 하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가 FC안양을 적지에서 완파하고 공식전 2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한 골 차 불안한 리드 상황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은 베테랑 김인성(36)의 '천금골'이 그야말로 결정적인 한 방이 됐다.

김인성은 23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안양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5라운드 원정경기에 교체로 출전해 후반 15분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앞서 어정원의 선제골에 김인성의 추가골을 더한 포항은 안양을 2-0으로 꺾고 리그 5위(6승 4무 5패·승점 22)로 올라섰다. 최근 코리아컵 포함 2연패 흐름도 끊었다.


특히 김인성은 후반 교체로 투입된 지 불과 1분 만에 상대 골망을 흔들어 주목을 받았다. 주닝요 대신 교체로 투입되자마자,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조르지의 땅볼 크로스를 문전에서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안양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수비수에게 향하는 평범한 크로스처럼 보였지만, 수비수 뒤에 있던 김인성이 순간적으로 수비수 앞으로 파고든 뒤 마무리까지 해냈다.

교체 투입 후 1분, 그것도 이날 김인성의 첫 번째 볼 터치가 '골'로 연결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득점 직후 김인성은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눈 뒤, 포항 원정 팬들에게 다가가 골 세리머니를 했다. 열흘 전 태어나 아직 이름을 고민 중인 둘째 아들을 위한 젖병 세리머니까지 펼치며 더욱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포항 스틸러스 김인성이 23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전에서 교체 투입 1분 만에 쐐기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 스틸러스 김인성이 23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전에서 교체 투입 1분 만에 쐐기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인성은 "그동안 골을 넣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잘 안 돼서 답답했다. 나만의 방법을 찾으려 애썼는데, 운 좋게도 첫 터치에 득점이 됐다"며 "골을 넣으면 아들을 위한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다. 오늘 세리머니는 둘째 아이를 위한 의미였다"고 웃어 보였다.


연패 탈출이 절실했던 상황, 팀적으로도 의미가 큰 득점포였다. 김인성은 "골을 넣자마자 선수들이 '고맙다'고 했다. 그만큼 1-0으로 앞서 있을 때 지키는 게 힘들었기 때문"이라며 "골을 넣고 나서도 수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무실점으로 이기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별명이 스피드레이서일 정도로 빠른 발을 자랑하던 그는 어느덧 1989년생 베테랑이 됐다. 다만 김인성은 많은 경험을 앞세우기보다는 피지컬적으로 동등한 경쟁을 통해 이겨내 그라운드를 밟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베테랑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 기본적인 실력으로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떨어지는데도 게임을 뛰면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인성은 "나이가 들수록 훈련하는 게 힘들지만, 그만큼 더 많은 노력을 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언제까지 축구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예전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잘하려고 했다면, 이제는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후회 없이 뛰고 싶다"고 강조했다.

 23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전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 김인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3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전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 김인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