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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하가 23일 KT전 6회초 실점 후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있다. |
김윤하는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108구를 던져 8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5실점을 기록해 패배를 떠안았다.
올 시즌 10차례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9연패. 평균자책점(ERA)은 7.23에 달한다. 다승 1위 코디 폰세(한화)와 박세웅(롯데)의 승수보다도 패배가 많다. 김윤하는 물론이고 키움으로서도 고개를 들 수 없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52)의 조카로 잘 알려진 김윤하는 장충고 졸업 후 지난해 키움의 1라운드 9순위 신인으로 계약금 2억원을 안고 프로 무대에 발을 디뎠다. 지난해 불펜 투수로 시작한 김윤하는 6월 이후 꾸준히 선발로 기회를 얻었다.
기복도 있었지만 이닝소화력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12차례 선발 등판해 불운이 따르며 1승 6패에 그쳤으나 5이닝 이상 투구가 9번에 달할 정도로 기대 이상의 이닝 소화 능력을 보였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4회를 기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키움은 외국인 투수 대신 타자를 2명으로 구성했다. 부족한 타력을 보강하는 동시에 젊고 유망한 투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며 미래를 기약하겠다는 구상이었다. 2년차 투수 김윤하는 3선발 중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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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하가 투구를 하고 있다. |
안 좋은 분위기 속에서도 김윤하는 유독 승운을 얻지 못했다. 대량 실점이 나왔던 경기는 어쩔 수 없었지만 5이닝 이상을 책임진 5경기에서도 승리는 없었다.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여지 없이 패배의 악령이 김윤하를 덮쳤다.
개막 후 8연패. 홍원기 감독은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지난 13일 김윤하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그리고 23일 1군에 복귀해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은 기분 좋게 시작했다. 1회초 황재균과 안현민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민혁에겐 2루수 땅볼을 유도해 선행주자를 잡아냈고 장성우는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상대 도루 시도도 저지하며 행운이 따랐다.
이후 더 안정감을 찾았다. 2회 멜 로하스 주니어를 2루수 직선타, 강백호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한 김윤하는 김상수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문상철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3회 깔끔한 투구로 삼자범퇴로 마친 김윤하는 4회 2사에서 로하스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강백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으나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워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타선이 4회 2득점하며 연패 탈출 희망을 키웠다. 5회말 잘 막아내면 승리 요건을 챙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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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전 투구하는 김윤하. |
투수를 교체하기엔 아쉬웠다. 5회까지 투구수가 77구에 불과했다. 그러나 악몽은 되풀이됐다. 6회 선두타자 장성우를 볼넷으로 내보낸 김윤하는 로하스에게 2루수 땅볼 타구를 유도해 선행주자를 잡아낸 뒤 강백호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웠지만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김상수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2사 1,2루에서 문상철에게 던진 포크볼이 가운데로 몰리며 좌익수 뒤로 향하는 대형 2루타를 맞고 3-3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권동진과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하자 키움 벤치가 움직였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해도 패전은 면할 수 있었으나 원종현이 황재균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한 뒤 김민혁에게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맞고 자책점이 3에서 5로 불어났다. 막판 2점을 더 추가했으나 결국 5-7 패배, 김윤하는 시즌 9연패에 빠졌다.
지난해 7월 25일 두산전에서 7이닝 무실점하며 승리를 챙긴 뒤 10개월 동안 승리 없이 14연패에 빠져 있다.
이젠 KBO 최다연패 기록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장시환(한화)은 2020년 9월 22일 두산전 승리 이후 2023년 7월 25일 키움전 승리를 거두기까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92경기, 2년 10개월 동안 19연패를 기록했다.
140㎞ 후반대의 공을 던지며 압도적인 변화구를 장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직은 제구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이닝 소화 능력은 준수하다고도 볼 수 있으나 팀 타율 최하위 타선과 시너지를 내지 못하며 패배가 거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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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초 강판되는 김윤하(왼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