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1패일 뿐" 김태형 감독 단짠단짠 리더십, '대전 0승 9패' 안경 에이스 강하게 큰다 [대전 현장]

대전=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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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태형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롯데 김태형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롯데 김태형 감독(가운데). /사진=김진경 대기자
롯데 김태형 감독(가운데). /사진=김진경 대기자
김태형(58)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또 한 번 대전에서 무너진 '안경 에이스' 박세웅(30)에게 정면돌파를 원했다.

김태형 감독은 2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릴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를 앞두고 전날(23일) 패전투수가 된 박세웅에 대해 "그냥 진 건 진 거다. 굳이 감싸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내놓았다.


전날 박세웅은 6⅓이닝(98구) 7피안타 3사사구(2볼넷 1몸에 맞는 볼) 3탈삼진 4실점(3자책)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냈음에도 롯데가 2-4로 패하면서 끝내 시즌 2패(8승)째를 당했다.

4회까지 두 차례 삼자범퇴 이닝을 만드는 등 무난한 피칭을 이어갔지만, 5회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2점을 헌납했다. 특히 1사 만루에서 최인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역전을 허용한 것이 아쉬웠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5회에 유인구로 던진 변화구가 다 밀려 들어가면서 그랬던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박세웅은 2015년 1군 데뷔 후 대전에서만 11번 등판해 0승 9패 평균자책점(ERA) 8.45를 기록하게 됐다. 통산 264경기에 등판해 76승(90패)을 챙긴 박세웅이 5경기 이상 등판한 구장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건 대전과 울산 둘뿐이다. 이러한 전적을 아는 과거 사령탑 중에는 박세웅의 대전 등판도 걸러주는 경우도 있었으나,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부터 이를 피하지 않고 있다.


전날 인터뷰에서도 "박세웅이 (대전에서 약하다고) 등판 순서를 바꿀 일은 없다. 지금까지 감독하면서 그런 부분은 신경 쓴 적이 없다. 예전에는 한화전 피해서 던졌다던데,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롯데 박세웅이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박세웅이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징크스대로 또 한 번 제자가 패배를 겪었음에도 스승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반대로 타자가 약한 팀, 약한 투수가 있다고 선발에서 빼달라고 할 수 있나"고 반문하면서 "만약 오늘 (박)세웅이가 선발인데 비가 왔으면 하루 미루고 내일 안 던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러 내가 세웅이를 위해서 조정해 줄 이유는 없다. 선수가 나한테 정말 못 던지겠다고 말하면 이야기해봐야겠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선수들도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똑같은 1패라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오히려 쓴소리와 격려를 오고 가는 단짠단짠 리더십으로 박세웅을 강하게 키우려 했다. 피하기보단 정면돌파해 언젠가 대전 징크스도 이겨내길 바랐다. 실제로 박세웅의 경기 내용은 예년과 다르게 조금씩 나아졌고 퀄리티 스타트 피칭도 해냈다. 김태형 감독은 "그냥 진 건 진 거다. 굳이 감싸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어제(23일)의 경우 (유)강남이하고도 이야기했지만, 세웅이 변화구가 밋밋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구종 선택에 있어 위기 상황이면 투 피치로 가는 경우가 많다. 슬라이더와 포크는 거의 비슷하게 가서, 커브도 한 번 섞어주면 좋다. 항상 이야기하는 부분인데 그게 잘 안 된다. 그래도 투수가 너무 불안해 하면 또 못 던지니까 이해한다"고 미소 지었다.

롯데 박세웅이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내려오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박세웅이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내려오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날 롯데는 장두성(중견수)-고승민(2루수)-빅터 레이예스(지명타자)-전준우(좌익수)-윤동희(우익수)-나승엽(1루수)-전민재(유격수)-유강남(포수)-손호영(3루수)으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터커 데이비슨.

이에 맞선 한화는 에스테반 플로리얼(중견수)-하주석(유격수)-문현빈(좌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김태연(우익수)-최인호(지명타자)-최재훈(포수)-이도윤(포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류현진.

경기에 앞서 우완 투수 박시영(36)이 1군 엔트리에 등록되고 좌완 투수 홍민기(24)가 말소됐다. 홍민기가 2경기 2이닝 동안 실점하지 않고 호투했음에도 내려진 결정이다. 박시영은 올해 1군에선 9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0.50으로 흔들렸으나, 퓨처스리그에선 8경기 승패 없이 3세이브 평균자책점 1.74로 재정비를 마쳤다.

김태형 감독은 "(홍)민기도 좋은 보고를 받고 올라온 선수고, 실제로도 괜찮았다. 하지만 아직 확실하게 쓸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여기에 한현희, 박진 등 선발진도 이제 갖춰졌으니 1군에 왼손이 굳이 3명까지 있을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시영이는 경험이 많은 투수니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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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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